여자들마다 자신이 빠져드는 물건들이 있다. '섹스 앤 시티'의 주인공 캐리는 구두에 빠져 사는 슈어홀릭 여자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슈어홀릭을에 빠져 있는 유명인들은 꽤 있는걸로 알고 있다. 슈어홀릭인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을 당당히 밝히지만 가방홀릭이라고 밝히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나도 구두보다는 가방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이상하게 가방에 대한 이야기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만큼 가방이 여성들의 허영기를 반영하는 지표로 삼는 경우가 많아서일거라 생각한다.  

'여자의 가방'의 저자 장 클로드 카프만은 “여자에게 가방이란 무엇인가. 가방은 여자의‘또 다른 자아’다. 또한 ‘삶’이 라는 퍼즐을 완성시키는 한 조각, 추억의 상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자들은 가방을 잃어버리면 자신의 일부를 잃었다고 느낀다."고 말힌다. 나에게 가방이란 무엇일까? 분명 나에게도 가방은 악세사리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여자의 가방을 들여다 보며 여자의 심리를 이야기는 하는 저자를 통해 가방을 좋아하고 애지중지 아끼면서도 여태 가방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못하다가 책을 읽으며 가방에 대한 나의 심리를 들여다 보는 기회가 되었다.

나의 가방 속에는 어떤 물건들이 들어 있나 살펴보니 얼마전에 구입한 장지갑, 물티슈, 텀블러, 일회용 티백 커피 2종류 3개, 메모장과 볼펜, 손수건, 손거울과 핸드크림, 소소한 화장품을 넣어 다니는 파우치, 선글라스와 책 두권... 간혹 가방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졌는데 내용물을 꺼내 놓고 보니 무거울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방을 바뀌어 들거나 작은 백을 들때는 미처 챙기지 못한 물품들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적이 서너번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커다란 가방을 자주 들고 다니게 되고 가방이 클수록 물건의 양은 점점 늘어만 간다.

저자는 여자들의 커다란 가방 안에 여러개의 가방을 숨기고 있으며 그래서 남자들은 여자의 가방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여자마다 자신이 선호하는 가방의 크기도 다르다. 자신의 직업과 구두, 스타일을 고려해서 가방을 선택해서 들고 다니는 여성들도 있다. 허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익숙한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경우가 훨씬 더 많으며 책에서 나온 외국 여성들의 사례나 이야기처럼 가방에 대한 생각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친구끼리도 서로의 가방 안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여성에게 가방이란 개인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속의 내용물을 빼보면 비슷비슷한 것을 넣고 다니지만 왜 가방 안을 들여다 보지 않을까? 가방은 곧 그녀를 나타내는 자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달리 명품백이 계속해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명품백의 제조사에서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시장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주위에서 명품백 하나 정도 안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품백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나역시도 명품백에 관심을 가진적도 있었지만 이젠 이쁜 디자인의 편하게 들고 다니는 가방을 선호한다. 명품 가방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흥미롭웠다.

남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여자들의 가방... 가방 안에 담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자의 시선은 흥미롭게 느껴졌지만 공감하는 부분이 기대보다 적었던게 조금은 아쉬웠다. 오늘도 난 나만의 이야기를 담은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있으며 가방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가방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