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몽골 초원을 시작으로 몽골의 부족들을 통일하고 중국과 중앙아시아는 물론 동유럽의 일부까지 정복하여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몽골제국을 건설한 인물 칭기스칸... 그에 대해서 기본적인 상식 밖에 갖고 있지 못하다가 '조드'를 통해서 그의 인생 전반에 대해 만날 수 있었다.

 

저자 김형수님에 의해서 다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칭기스칸.. 10개월 동안 직접 몽골에서 생활하면서 유목민들의 생활을 체험하고 역사관련서적과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총 종합하여 소설로 완성 했다는데 칭기스칸의 삶을 따라가다보면 웅장하고 방대한 스케일에 짜임새 있는 스토리 전개는 책을 읽는내내 몽골 초원이 저절로 상상이 되며 그들의 삶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듯하다.

 

칭기스칸인 테무진의 등장부터 남다르다. 극심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 앞으로 일어날 전투를 위해 아흔아홉 마리의 말을 각별히 관리하던 중에 늑대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말을 지키려는 용사와 늑대와의 싸움을 지켜보던 테무진은 싸움에 끼어들게 된다. 늑대와의 전투가 끝나고 용사와 마주한 테무진은 그가 자신이 부러워하고 닮고 싶어했던 인물 검은 뼈의 자무카임을 알게 된다. 형제로서의 굳은 맹세후 아버지의 말을 돌려 받고 길을 떠나는 테무진의 모습은 어린 소년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용맹스럽다.

 

아버지가 독살로 죽음을 맞게 된 후 어머니들을 취하려던 남자를 죽이고만 테무진.. 그런 그의 행동에 누구보다 위협을 느낀 남자는 부족인들을 시켜 그를 죽이려 한다. 죽음을 피해 테무진 일행은 몽골의 초원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데....

 

테무진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지만 몽골 초원을 누비는 유목민들의 정서나 풍습 등 몽골인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죽이려는 자와 살려는 자는 끊임없이 힘을 기를 수 밖에 없다. 초원에서의 시간도 흘러 테무진은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지만 그를 쫓는 무리들에 의해 사랑하는 어머니들과 아내를 두고 떠날 수 밖에 없다. 사랑하는 아내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신분 흰뼈(권력을 가진 지배층)의 후손임을 드러내며 그는 자무카를 비롯한 동맹자들과 최초의 전투에서 승리를 이끌어 낸다.

 

우리와 기본 정서부터 많이 다르다. 테무진의 어머니는 며느리인 버르테에게 남편만을 바라보며 삶을 살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나 테무진에게도 아내가 설령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었어도 마음만 온전히 테무진에게 있다면 그를 떠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여인들의 삶은 끊임없이 남자들이 몽골 초원 속에서 벌어지는 전쟁 속에 휩쓸려 변하기 때문이다.

 

 아직 '조드 1'권 밖에 못 읽었지만 2권에서는 테무진이 몽골제국을 이룩해 나가는 여정이 그려질거란 생각이 든다. TV다큐나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았던 몽골의 이미지이 살짝 오버랩이 되기도 했다. 13세기 몽골인들의 치열한 삶의 모습을 리얼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내가 알던 칭기스칸이 아닌 새로운 칭기스칸을 만나는 느낌을 받았다. 아시아의 중세사를 새롭게 그려냈다는 점도 좋았고 스토리에 빠져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