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대학에 많이 보내는 학교가 좋은 학교라는 인식이 어느새 우리들 머리에 새겨져 있다.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아줌마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자식들 공부에 대한 이야기로 빠지게 된다. 공부에 대한 정보는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이건 아닌데 싶은 마음이 들때가 많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뜻하는 말 '화양연화' 방송반 선배가 한 그 말에 이끌려 방송반에 지원하게 된 주인공 박수리.. ‘보이’(Voice Of Ineon)로 불리우는 방송반은 성적이 좋은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집단으로 어렵게 2차로 들어갔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하려고 노력한다.

 

 수리는 같은 반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김태희에게 자꾸 끌리게 된다. 우연히 보게 된 '로민의 붉은 실내' 블로그의 글을 보고 충격을 받은 수리는 방송반 게시판에 올리게 되고 이를 본 방송반 친구 홍교가 직접 로빈의 붉은 실내 블로그를 찾아내 글을 올리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로빈은 유명해진다.

 

학생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지지하던 전 교장 선생님과 달리 새로운 교장 선생님이 오면서 활발하던 동아리의 수가 적어지고 없어지는 상황에 몰리게 되고 오로지 공부만 독려하는 분위기로 바뀐다. 1등한 학생들을 위해 설치된 플랜카드... 수리의 유치원때부터 단짝 친구인 우인은 플랜카드를 훼손하기 위해 학교에 몰래 잠입하고 수리와 마주치게 되는데...

 

훼손된 플랜카드가 있던 자리에 방송반 뱃지가 떨어져 있어 범인으로 방송반이 의심을 받게 되자 수리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방송반을 구하고자 한다. 더불어 친구인 우인까지... 수리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으로 인해 고민에 빠지게 되고 태희에게 이 난국에 대한 도움을 받고자 구조요청을 보낸다.

 

공부라는 것에 시달려서 빨리 벗어나고만 싶었던 고등학교 시절... 하지만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그때가 그래도 별다른 고민없이 공부만 하면 되었던 가장 행복했던 시간중에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고등학생을 다룬 성장기 소설이지만 우리 사회의 교육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지금도 여전히 꼭두새벽부터 밤까지 공부를 위해 뺑뺑이 도는 학생들이 많다. 무조건 좋은 대학을 목표로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이 안쓰럽고 안타깝지만 우리나라 교육 현실 앞에 어쩔 수 없음에 한숨만 짓고 만다.

 

스스로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수리지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용기를 낸다. 그녀는 수동적인 모습에서 자신의 생각을 능동적으로 실천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순되고 불합리한 것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수리를 보면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용기내라는 응원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