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부모님을 비롯해서 주위의 연세가 높으신 분들이 좀 계시는 편이라 한해한해 죽음을 가까이 볼 때가 있다. 얼마전에는 고모의 남편 되시는 고모부가 50대 중반 밖에 안 되셧는데 평소에 좋아하시던 사우나의 욕탕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새벽 일찍 친구분이라 둘이서 가신 사우나라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30분이나 지난 다음에 발견되어 물을 많이 상태에서 호흡도 끊기고 맥박도 안 잡혀 급한 마음에 도와주었던 젊은 남자 두분이 한 흉부압박 심폐소생술로 인해 갈비뼈가 부러져 그만 갈비뼈가 장기를 찌르는 바람에 수혈을 50개나 하셨는데 돌아가셨다. 갑자기 맞은 죽음에 고모님을 비롯 두 조카딸은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면서 죽음이 결코 나이와 상관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맞이한 고모부님의 죽음으로 가족들과 친척분들 모두 황당해하고 수습하기에 바빴다.

 

'아름다운 인생'은 죽음을 바라보는 나의 자세를 바꾸어 놓은 책이다. 지금 내가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고 젊다고 생각해서 죽음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안하는 것이 옳은 생각인가? 하는 물음도 생겼으며 책을 통해 죽음이 나에게 다가오기 전에 알아두고 준비해야 할 것들과 지금 나의 삶이 어떠한지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불교기자로 일하고 있으면서 저자의 아버지가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충격을 받아 삶과 죽음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어떠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역시도 죽음은 나와는 관계가 멀다는 생각을 가지고 생활해 왔다. 얼마전에 당뇨병 합병증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겁도 나고 혹시 생각보다 빨리 돌아가시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부모님과 진지한 대화를 별로 나누지 않는 편이라 갑자기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면 부모님이 당황하시고 서운해 하실거 같아 말을 꺼내지 못할거 같은데 책을 읽으며 한번쯤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말하는 책이라면 다소 엄숙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책일거란 느낌을 받을 수가 있는데 '아름다운 인생'은 명상 서적이란 느낌에 더 가깝다. 우리는 모두 어느정도 이 세상에 살다가 죽음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죽음이 내 앞에 성큼 다가오기 전에 한번쯤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나의 지나온 삶도 돌아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적어보거나 죽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가지 법적인 문제를 비롯 웰다잉 메뉴얼을 통해 미리 알려주고 있어서 도움이 되는 책이다.

 

무겁게 다가온 책이 아니라 명상하듯 편안하게 죽음을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으로 인해서 앞으로의 삶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