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좋아해'는 오쿠다 히데오의 책이라서 골랐다.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보면 저자만이 간직하고 있는 웃음 코드가 매력있고 재밌다고 느끼고 있던 나로서는 이 책 역시 단순히 야구에 대한 소설책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책은 기존의 그의 소설만 잔뜩 읽었던 나의 예상을 뒤업고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르포형식의 야구 관람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스스로를 게으름뱅이 작가라고 칭하는 오쿠다 히데오는 르포나 여행기를 부탁 받으면 우선 거절부터 한다고 한다. 그런 오쿠다 히데오를 잘 아는 편집자에 의해서 결국에는 이곳저곳을 다니며 글을 쓰게 된다고하며 그는 소설말고도 르포형식의 기행문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식에 대한 남다른 입맛(미식)과 주니치 드래곤즈의 광팬인 오쿠다 히데오는 주니치 선수가 네명이나 출전한다는 말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으로 날아간다. 일본은 준결승에 오른 팀을 한번도 이기지 못했으며 결승전 진출때 우리와 맞붙어 우리에게 패했다. 오쿠다 히데오가 당연히 일본이 결승전에 나갈거란 생각에 3.4위전에 티켓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던 것과 그가 3위 결정전에서 자신의 심정을 써 놓은 글을 보면 웃음이 난다. 우리나라나 일본은 야구를 비롯 모든 스포츠에서 서로 지지 않으려고하고 응원도 두나라가 붙으며 열기를 더한다. 

 

오쿠다 히데오는 뉴욕으로 날아간다. 이번에는 양기스 경기와 편집자와의 협상으로 얻어낸 재즈 클럽 스모키에서 재즈까지.. 저자는 양키스 경기장에서 3층인데도 선수들이 너무 가깝게 보였으며 일본의 경기장과의 차이점을 이렇게 표현했다. 재미을 택할 것이나, 안전을 택할 것이냐, 미국 관중들은 각자의 책임하에 전자를 선택했고 무사 안일주의인 일본은 가차없이 재미를 버린다고 말한다.

 

난 야구를 썩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다. 처녀때보다 그나마 야구 경기를 볼 때가 있는 것은 아이들과 조카랑 같이 야구장에 다니면서 조금씩 야구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야구 경기를 가까이서 보는 재미가 제일 크지만 외적으로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치어리더 그밖의 야구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역시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오쿠다 히데오는 자신을 야구장의 오타쿠라고 말한다. 저자가 얼마나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와 세계 최고의 회전수를 자랑하는 롤러코스트 '좋잖아요'를 관한 글을 보며 놀이공원의 기구들을 좋아하는 나는 한번 타보면 진짜 어떤 기분일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짜릿하다. 오래간만에 아이들과 함께 야구장으로 나들이를 생각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