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그대에게 핑크빛인가?
그렇다면 일단 이 책에 적합한 독자이다. 
사랑의 색은 여러가지이지만, 그중 핑크빛 사랑을 하고 있다면
저자가 내내 울부짓는 사랑에 대한 후회 없는 열정부터
표현의 망설임 따윈 잊으라는 번역자의 의견까지
책 전체가 그대에게 적합할 테니.

하필 나처럼 기욤 뮈소의 전작중 마지막으로 선택한 책이라면?
그렇다면 잠시 생각좀 해 보길. 
<스키다마링크>를 재밌게 봤기 때문에 이 책으로 
당분간 그의 신간이 나오기 전까지의 목마름을 채우려고 했다면, 
잠깐 망설이길 권한다. 그는 이런저런 비평은 차치하고라도 
거북이 독서가를 토끼 수준으로 끌어 올릴 만한 재능을 갖고 있다.
그런데 토끼가 좀 아쉬워한다. 너무 핑크핑크만 보여 줘서일까?
한동안 기욤 뮈소의 이미지는 아쉽게도 핑크핑크로 멈춰 있어야 하는 게
아쉬워서일까? 
 
그래도 세상은 기왕이면 핑크핑크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사실 좀 지나고 보면 쿨한 건 그다지 좋은 게 아니다.
역시 고전이 좋은 거다. 기왕이면 사랑은 핑크핑크가 좋지 않을까?
뭐 그 사랑이 좀 세련되어서 인디언핑크이던, 조금 단순해서 파스텔톤 연핑크이던,
절절해서 핏빛핑크이던, 개성 넘쳐서 꽃핑크이던 말이다.
어쩌면 당연한 사랑의 맹목성과 용기, 솔직함 등이 사라진 시대여서
더 작가의 말이 그럴듯한 것일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