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 돌아왔어요

 

연꽃은 대표적인 수생식물이지요. 뿌리는 물속 진흙에 묻어 지탱하고 길게 줄기를 뻣어 커다란 잎사귀와 꽃이 물 밖으로 노출되도록 하지요. 7월 즈름부터는 이른 아침 화려하고 이쁜 연꽃을 볼 수 있습니다. 연뿌리로는 반찬을 해먹고, 연잎으로는 밥을 싸서 찜을 해먹기도 하는 아주 눈으로도 입으로도 즐거운 식물입니다.

 

호수가운데 연꽃과 살아가는 마을은 아마도 중국 남부 따뜻한 곳인가 봐요. 아이들은 거의 옷을 입지 않고 물과 연꽃과 어울려 지냅니다.

 

호수에 도시가 세워지고 건물과 외지 사람들이 몰려오면서 더 이상 연꽃도 자생하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연꽃이 없는 삭막한 도시가 된 곳에서 사람들은 옷을 대부분 신체의 상당부분을 가리는 옷을 차려입고 있습니다.

 

어느 날 긴 비와 함께 물이 돌아와 도시를 잠기게 하고 연꽃이 돌아옵니다. 도시는 호수속의 수중도시가 되고 아이들은 다시 물과 연꽃과 함께 지냅니다. 다시 옷을 속옷만 남기고 벗어버린 채로 말이지요.

 

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님께서 추천하셨다는 말처럼 책 전체에서 섬진강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떠오릅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편안한 느낌의 색감과 터치가 자연의 그것과 몹시도 닮아 있습니다. 어서 7월이 와서 연꽃 구경하러 가고 싶어요. 동네 어귀 연못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이면 좋겠지만 굳이 애써 테마로 가꾸는 특화공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현실이 쬐금 슬프지요. 그래도 아주 멀지 않은 거리 (차로 한 시간 이내)에서 실제 연꽃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