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좋은 것은 한국에도 좋다

저자가 인식하는 ‘글로벌 시대’는 단순한 수사나 슬로건의 성격을 넘어서 있다. 불가피하게 맞아야 하는 수동적 관점에서의 글로벌화는 더욱 아니다. 책머리에 인용한 클린턴의 말처럼 ‘글로벌화는 우리가 붙잡거나 끄거나 가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과 같은 것이다. 바람 또는 물처럼’글로벌화는 현실 그 자체이며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생활의 일부로서 받아들여야 할 존재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과 IT 산업의 발달, 소비자 욕구와 행동의 글로벌화, 무한 경쟁의 심화, 그리고 금융자본주의 도래 등 글로벌화를 가능케 하는 요인들에 대한 분석이나 포스트 브릭스(BRICs)의 등장, 지역통합의 가속화 등 지구촌 글로벌화 특성에 대한 고찰이 진부해 보이지 않는 것은 글로벌화에 대한 저자의 참신한 시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다른 국가 경영지침서들과 차별화되고 있는 것은 책의 구성에서 잘 드러난다. 보통의 경우 정부와 국가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먼저 시작하고 이러한 환경 하에서 기업이 해야 할 일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책은 글로벌 시대의 환경 하에서 우선 기업의 역할과 과제를 설정하고 이러한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을 분석하고 있다. 그만큼 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다(What is good for GM is good for America).”1952년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찰스 어윈 윌슨이 국방장관으로 발탁된 뒤 미 상원 인사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세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국왕또한 “기업에 좋으면 두바이에 좋다”고 말한 바 있다. ‘기업에 좋은 것이 한국에 좋다’는 식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알리는 시각을 오랜 관료 생활을 경험하고 민간 기업에 몸을 담은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경영의 핵심 전략을 다루는 장에서는 삼성을 비롯하여, 노키아, 도요타, GE 등 글로벌 기업의 각종 사례를 들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적인 사업포트폴리오 관리, 지속적인 창조경영 추구, 글로벌 브랜드의 육성, 윤리경영과 핵심 관리 가치 등이 그것이다. 선택과 집중은 핵심 역량의 확보와 무관하게 결정될 수 없다. 기업이 승부 사업을 선정할 때는 시장분석과 아울러 자사의 핵심 역량을 고려해야 하며, 이미 특정 사업을 선택하고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면 이 사업이 요하는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해 조직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 책은 선택과 집중으로 확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