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나는 떠나고 싶다. 그곳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무작정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무작정 여행을 떠나기 보다는 한가지 테마를 가지고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유럽의 박물관기행, 일본의 맛체험 등등....
 때문에 <공지영의 수도원기행>을 집어들었을 때부터 나는 설레기 시작했다. 공지영씨와 함께 나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도원기행을 끝낸 지금, 이 책은 삶이 힘들 때, 신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한 순간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다친 달팽이를 보게 되거든
도우려 들지 말아라
그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은 그를 화나게 만들거나
상심하게 만들 것이다.

하늘의 여러 시렁 가운데서 
제 자리를 떠난 별을 보게 되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수도원기행에서 결국 만났던 것은 유럽의 수도원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었던 것이다. 항상 우리는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상처받고 살지만 위로받는 것도 사람에 의해서다.  
  모든 욕심을 내버리고 하느님에게 자신을 맡겨버린 신부님, 수녀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의 참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이 진정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부자들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