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내 삶에 찾아온 특별한 행복
TEN POEMS TO SET YOU FREE

오아"시"스

10편의 특별한 "시"와 시를 읽어주는 작가의 섬세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책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나는 그저 흔한 자기계발서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1300k.com 코멘트달기 이벤트 당첨되어 선물로 받은 책 ^-^)
보나마나 뻔한 얘기겠지.. 했는데, 이건 다르다.

너의 능력을 키워라, 시간을 제대로 활용해라 등등의 이야기 대신 삶을 찬찬히 바라보라고 느리게 말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책은 70% 가량 불교적이다. 어쩌면 무념무상에 빠져들게하는 수도자의 입장을 시로 대변해주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내가 느끼고 받아들인 이 책을 한 마디의 시구로 표현하자면 바로 이것이다.
남들 일이야 어찌 되었건
너만의 신화를 펼쳐라,
복잡한 설명은 집어치우고.

얼마 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비슷한 말을 던진 적이 있었다.
" 남 부러워하지 말고 니 인생을 살아.."
좀 시니컬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무심결에 나온 이 말에 나도 조금 놀랐었다.
비교와 후회, 이 두가지는 인생을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는 내 인생, 하나밖에 없고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선물같은 이것을 다른 누군가의 것과 비교하며 한탄만 하고 있지는 않았던가.
꽤나 긍정적이면서도 한편 꽤나 불만족스러웠던 나를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된 것도 바로 이 책이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이 많은 행복」이라는 시가 우리가 인생을 바라보아야 할 가장 이상적인 지표가 아닐까 싶다.

「이 많은 행복」
   Naomi Shihab Nye

이 많은 행복을 가지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슬플 때는 문지를 거라도 있잖아.
물약과 헝겊으로 다독일 수 있는 상처.
세상이 네 주위에서 쓰러지면 주울 조각들도 생기지,
조각난 표나 잔돈처럼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하지만 행복은 떠다니거든.
그래서 누르고 있을 필요도,
그 무엇도 필요 없어.
행복은 노래하면서, 옆집 지붕에 내려앉았다가
마음 내킬 때 그냥 사라져버리네.
어느 쪽이든 당신은 행복해.
한때 평화로운 나무집에 살았지만
지금은 시끄럽고 먼지투성이인 돌산 너머에 산다고 해도
그 때문에 당신이 불행해지진 않아.

모든 것엔 나름대로의 삶이 있는 거야,
커피케이크와 잘 익은 복숭아처럼
가능성을 가득 품고 깨어날 수도 있다네.
청소가 필요한 바닥이나 더러운 천 조각,
긁힌 레코드조차 사랑할 수 있을거야 ......

이 많은 행복을 담을 만큼 큰 그릇이 없으니
어깨를 으쓱하고 손을 들면
행복이 당신으로부터 흘러넘쳐,
당신이 만지는 모든 것으로 스며들 거야.
물론 그건 당신 책임이 아니지,
밤하늘이 달에게 아무런 책임도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달을 안고, 빛을 나누고,
함께 하듯.


사실 나는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
"이 많은 행복을 가지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라는 고민을 해도 좋을 만큼.
이 시를 읽으며 구석에 쪼그려있던 행복한 내 자신을 발견했고, 활짝 펴보았다.
아.. 행복하다.

+ 책에 소개된 좋은 시 구절

나는 콧구멍까지
놀랐다네...
- 행복한 여자의 찬가, 안나스위르

내 안에는 열정이 있네.
타인에게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열정이.
- 내 안에는 열정이 있네, 루미

네가 무엇인지
생각지 말라.
언젠가 될지도 모르는 것을
생각지 말고,
차라리 지금 그대로가 되어라. (그러나 누구인가?)
네가 알지 못하는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라.
- 고요하라, 토머스머튼

당신에게 이 세상은 오락거리일 뿐인가요?
- 들어가요! 들어가라니까요! , 메리올리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