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月の砂漠をさばさばと
그림 : 오나리 유코

노란색이 눈에 아른대는 책.

한 아이와 엄마가 살고 있다.
아이는 아이의 눈으로,
엄마는 엄마의 눈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이야기 속에 마음을 담아낸다.
12가지 이야기가 아쉽게 끝나버리면, 한겨울 잘 달궈진 아랫목 따뜻하고 폭신한 솜담요 속에서 나온 것처럼 마음이 따끈따끈해진다.

하지만, 한편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아마 사키는 엄마와의 일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 시절 엄마와 나눴던 많은 이야기들, 친구와 나눴던 여리지만 따뜻했던 우정을 기억하지 못하듯이 말이다.
기억해야할, 어쩌면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시선을 점차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잊어가고 잃어간다는 것이 슬펐다.
그래서 생각했다. 나중에 다른 건 몰라도 꼭 좋은 비디오카메라를 사서 내 아이의 소중한 기억을 많이 남겨줘야지,라고.

"바람만 막으려고 한 게 아니었어. 수도꼭지를 열고 수돗물을 계속 빼기도 했는걸."
"그건 또 왜 그런거니?"
"텔레비전에서 홍수가 난 뉴스를 봤거든. 강물이 넘쳐흘러서 집이 막 떠내려가는 거야. ’와, 큰일났다. 뭔가 해야겠다.’그렇게 생각했거든."
"오호."
"그때까지 난 수돗물이라는 게 강하고 바로 연결된 건 줄 알았어. 강에는 물이 많잖아. 그래서 강물이 넘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수도꼭지를 열었던 거야."
...
’아이들이 하는 일엔 다 나름의 논리가 있구나. 사키야, 엄마는 널 사랑해. 하지만 네 생각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하는 일이 앞으로도 종종 있을거야. 네가 엄마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있을 거구. ... 그런 법이거든, 좋든 싫든.’
p95-96 <강물꼭지> 中

자신의 이름이 ’사키’가 아닌 ’미사키’가 될 수도 있었다니, 처음 듣는 이 사실에 사키는 신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름은 단지 이름일 뿐 나는 나이지만, 뭔가 조금 달라졌을 것 같은 생각도 드는 거예요.
p116 <보솜보솜 솜사탕> 中

아이가 생긴다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가능한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