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로그램에서 만들고 꾸미는 효재라는 사람을 알게되었고, 잠깐씩 비춰지던 그녀의 남편 임동창이란 사람을 보게 되었다. 무슨일을 하는 사람일까 궁금해하다가 피아니스트인걸 보게 되었고 방송도 보게 되었다. 자유롭게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공부하는 거라고 느껴지기 보다는 노는 거 같아보여서 신기했다. 그런 그의 책을 보니 제목 또한 '노는사람, 임동창'이다.

인터넷 서점의 미리보기 몇 페이지를 읽고서는 '아..이책은 읽어봐야겠구나'싶었다.

그가 피아노에 얼마나 빠졌는지 아니 미쳤었는지 이야기를 듣는 모든게 정말 놀라웠다.

'고향집'이라는 노래를 들었던 계기로 한번도 쳐본적이 없는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고 더 잘 치고 싶고 신나게 치고 싶어서 쳤다. 그냥 음악실 열쇠를 내어줄 수 없는 선생님이 정식으로 배우면 주겠다 해서 바이올린 책이라고 잘못알아들었던 바이엘 교재를 구입하고 하루 종일 피아노만 생각하고 피아노 앞에만 있던 그였다. 더 배우고 싶어서 무작정 찾아간 군산 최고 부자들이 사는 동네에서 피아노 레슨하는 집을 찾았고 아버지 한달월급과 같았던 레슨비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께 말해 레슨비를 받아 한달 교육을 받았는데 레슨해 주시는 이길환 선생님께서 '다음달부터 레슨비 가져오지 마라'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의 피아노를 치는 모습에서 끝없는 열정과 배우고자하는 마음이 가득 느껴진게 아닐까 싶다.

 

피아노를 치면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임동창이였다. 피아노 뿐 아니라 작곡에도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해서 공부도 하게 되었다가 어느날 문득 자기의 물음에 대한 답답함에 출가까지 생각하고 용화사에서 수행하던 그였다. 정말로 중이 될까 노심초사하던 막내삼촌과 이길환 선생은 군 면제가 확실시 되는 그의 서류를 입대하는걸로 만들어서 군대에 가게 만든 일. 정말 한 사람의 인생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로 스펙타클하다. 뒤늦게 대학에 가서 작곡공부를 정식으로 하고 연극음악도 만들고 우리음악에 점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고.

김덕수 선생의 제안으로 시작한 장구 교칙본 만들기를 시작하며 더더욱 우리음악에 대해 빠져드는 모습.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웠고 신기했다.

피아노가 우리음악에 맞지 않자 피아노를 개조해서 우리음악에 어울리게 '피앗고'를 만든 이야기는 제일 신기했다. 어떻게 피아노를 개조할 생각을 했을까..

 

그는 오십이 넘어 자기가 찾고자했던 물음의 해답을 찾았고 우연한 기회에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그 후에 몇몇의 아이들이 그에게 공부를 배우고자해서 같이 서천에서 교육을 하면서 있던 이야기. 그의 교육법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육이 아니기에 그런 일이 있었던거 같다. 한 젊은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방법을 도와주었던 방법도.

요즘은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게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에너지를 한 곳에 쏟아부어 자기 중심을 찾는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몸과 마음을 풀어라'라는 말에도 끄덕여지고 나에게 필요한 말을 들어서 힘이 났다.

 

그가 말하는 풍류에 대한 이야기가 좋아서 이렇게 남겨본다.

 

       "아무것도 못헐것이 없구나

                그저 허기만 허면 되는 것을

        헌다는 것은

             삶을 흐르게 두는 것이며

     바람과 하나되는 숨결을

                     이루는 것이다.

           이것이 풍류로구나"

 

                                   그냥 임동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