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씩이라도 되뇌이기도 한다."죽고싶다" 그러나 그것을 곧이 곧데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살고싶다는 표현이고 외침인 것을 당연히 알기 때문이다. 오늘 만나는 필립도 선한이도 그들과의 만남이 어우러졌던 많은 군인들도 모두들 자신들이 숨쉬고 살고 있다는 것을 감사하고 있을것이다. 죽은 사람만 슬픈뿐이다. 산 사람은 또 어떡케든 살아간다는 것을 모르는 나이도 아니고 그냥 넘겨버리고 묻어버릴 나이도 아니라는 것이다. 형식적인 군대의 자살방지 홍보 필름에 담겨진 죽은이들조차도 뻔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또한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습득하는 것들이 참 많다. 어른들이 늘 입에 달고 다니시는 말씀처럼 "니도 내 나이 돼 봐라" 그 말이 실감나는 나이다 보니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부분들마저 이해해지는 경우를 오늘 만나는 선한이는 그 시간이 일찍 자신에게 왔음을 알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병들을 챙기면서 더욱 느켰겠지만 그러나 그 습득된 것들이 모든 이들에게 동일하게 습득되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주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이제 알아야 한다. 어쩌면 자연적으로 습득이 아니라 교육과 학습의 반복으로라도 알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 가정의 화목이 얼마나 자녀들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뼈저리게 가슴에 못이 박힐지라도 알아야만 할 것이다, 또한 왕따를 시키는 것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쁜 일 임을 알아야 한다. 머리로만 알고 몸으로 행하지 못하는 것은 죄악임을 알아야할 것이다. 나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방심은 힘들어하고 죽어가는 자녀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짓거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이제야말로 인정해야 한다. 아버지가 하신 말씀처럼 "너 없으면 못산다는 사람은 만나지 말라"는 뜻을 알아들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그 생각들을 그 결단들을 100% 이해하지는 못해도 인정해 드려야 한다.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게 만들 권한이 자식인 우리들에게는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잘못을 알았을 때는 되돌아 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위하여 기도해야한다. 그것이 곧 우리들의 앞날에 우리들이 맞이할 우리 자녀와의 모습일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죽고싶다"는 말보다 더욱 처량하고 무겁게 들린 "살고싶다"는 말에 얇지만 따뜻한 위로의 모포를 덮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