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소에 사는 그녀와  만나게 만든 시멘트로 뜬 데스마스크. 그것보다 먼저는 그녀의 기억속에서만 살고 있었던 때이다. 그녀의 대학등교 첫날 달리는 자동차 물결에 묻혀서 어쩔 줄 몰라하던 그때 하얀 손이 창밖으로 내밀어졌다고 했다. "괜찮아 안전하니 이제 길을 건너가" 라고 말하듯 하얀손은 물결을 만들어주었노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와 ㄱ의 만남은 운동화였지만 실은 선인장 가시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 하는 그녀. 아픈기억은 최종적으로 가시가 된다고 표현한 것이 정말 맞는 것 같다. 그녀의 추억은 가시가 되고말았으니 말이다. 결혼이라는 울타리는 혼인신고서류에 이름이 박힐 때에만이 그 기능이 있는듯 그녀와 ㄱ의 1년의 결혼생활은 동거라는 이름으로 끝나고 말았다.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난 ㄴ과 ㄷ, 그들과의 만남이 새로운 시간을 만들었다. 여분의 남은 힘이 많아서 그 힘을 주체하지 못하여 여분의 힘은 더럽기에 없애버리기 위하여 물구나무를 섰엇다는 남자 ㄴ과 불과 열여섯의 여자가 압록강을 건너 사씨 성을 가지게되고 불법체류자로서 햇볕이 하루종일 드는 방을 얻기까지의 삶의 가시를 품은 미워할 수 없는 그녀 ㄷ과의 동거(그냥 함께 사는것)는 참 말갛게 내려앉은 구정물같은 느낌이랄까? 그들이 한덩어리가 되어서 보내는 시간은 정적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때가 행복했지라고 추억할 수 있엇던 것도 같다.

기타리스트에서 우물파는 남자로 지냈던 시간이 형만큼 크면 주겠다던 반상기(밥그릇 국그릇)를 처음으로 받은 그 기쁨 그 행복이었을것입니다. "자기들끼리만 너무해요"라는 말이 모든 살아 숨쉬는 것들의 집합체인마냥 적절하고 충분하면서도 뭔가 과유불급같고 부족한듯한 느낌 "덩어리"가 주는섹스의 의미보다 순수의 집합체가 되어가는 그들만의 의식처럼 느껴지는 것은 너무 깊이 쥐어짠 느낌이나는걸까

 

어쩌면 이들의 만남은 이별 죽음을 예고한 만남이었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그것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가시의 기억었다. 서로의 이름조차도 과거조차도 묻지않고 그냥 그대로의 모습으로 덩어리지어졌던 시간들 속에서도 각자는 그렇게 가시들을 품고서 처절하리만치 살아내고 있엇던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들만의 고유의 기억들속의 가시(상처)가 아픔이기 전에 삶의 원동력이 되었던 이들, 혼자사니 좋았다가 둘이 사니 더 좋앗다가 셋이 사니 진짜 좋은 이들의 만남은 이별을 죽음을 위한 만남이었다. 사랑이었을까? 시멘트 데스마스크로 만나게되는 ㄴ과 티켓다방을 다니는 ㄷ과 이제는 전번마저 지워버린 그녀는 빼 낼 수 없는 가시를 품은 그대로 삶의 사랑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다

 

한덩어리가 되는것이? 각자의 가시를 품고 사는것이? 한 남자와 두여자의 아니 한 여자와 한 남자 그리고 다른 한 여자의 어울림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들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