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르트 광고때문에 메치니코프라는 과학자의 이름은 익숙하게 알고 있지만,

정작 어떤 업적을 가졌는지는 몰랐다. 파스퇴르처럼 미생물학이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했었는데

자연 면역 이론, 노년학, 죽음학, 섭생, 발효유 산업이 모두 메치티코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생각보다 정말 많은 업적을 남긴 평가절하된 과학자였다.

1882년 크리스마스 즈음 가시로 찌른 불가사리 유충을 들여다보며 식세포에 의한 방어 작용을

연상한 러시아 동물학자 일리야 메치니코프는 식세포 연구를 거듭하여 자연면역의 아버지가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 면역 시스템에 대해 규명하여 현대의학의 흐름을 바꾸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변병 국가 러시아 출신의 

과학자로서 끊임없이 공격받았던 그의 삶은 과학에 대한 신념으로 가득차 있었다.

일리야에게 자신을 희생하며 끝까지 헌신했던 아내 올가와의 일화는 정말 과학자 부부 사이에서만

가능한 일이어서 피식 웃음이 났다. 결혼식 바로 다음 날, 신랑을 깜짝 놀라게 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으로 식탁을 차리는 대신에 생선뼈를 준비하여 남편을 감탄시켰단다. 헐~

생선의 등뼈 발달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증명해보이고, 동물학 강의를 들을 준비를 하면서

부부는 행복했다니, 그야말로 과학에 사로잡힌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메치니코프는 가장 깊은

애정을 드러냈나보다. 죽어가는 순간에도 정작 두려워한 것이 죽음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기준보다

수십 년이나 이른 일흔한 살에 세상을 떠나면 생명과 건강, 수명에 관한 자신의 이론에 의혹이 제기될지

모른다는 사실이라는 것... 그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몸을 부검하여 장 속에 무엇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말하는 죽는 순간까지 뼛속까지 과학자였던 그 집념이 놀라웠다.

그의 죽음 이후 100년 가까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졌지만, 

타계 100주년을 맞아 그의 업적과 시대를 앞선 연구가 새롭게 조명되고

그가 연구한 면역력을 높이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서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