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잘 알려진 도산 안창호 선생님 외에는 독립운동가의 생애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격변의 세상에서 의암 손병희 선생님께서는 세상을 어떻게 다스리고자 하셨는지 알고 싶었다.

이 책을 접함과 동시에 역사 강사 설민석의 민족대표 33인에 관한 발언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라

그 진상이 정말로 궁금하였다.  

논란의 요지는 ·1운동은 민족대표 33인이 아닌 학생과 대중에 의해 벌어진 것으로 일반 대중이 적극적이었던 데 반해,

민족대표들은 소극적이었다는 의도를 전달하면서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은 야외공간에서의 만세시위에 부담을 느껴,

이완용 단골집이자 룸살롱인 태화관으로 장소를 옮겨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뒤 대낮에 술판을 벌였다가

천도교 대표 손병희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경찰에 전화해 자수했다는 것이다. 

민족대표 33인 폄훼 발언, 손병희 셋째 부인 주옥경이 정말 룸살롱 마담 출신인가라는 등의 기사들로 뒤숭숭할 때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이자 현재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분이 집필한

의암 손병희 선생님의 평전을 읽게 되어 참 다행이다 싶었다.

역사, 언론 바로잡기와 민주화, 통일운동에 큰 관심을 두고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인물의 평전을 집필한 분이시니

정확한 사료를 바탕으로 바른 역사 찾기에 매진하셨으리라 믿고 읽기 시작했다.

워낙 격동기를 살아갔던 분이고, 변절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힘든 시절이었던 만큼

주변의 많은 지인들이 실제로 변절자였기에 저평가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동학 혁명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의암 손병희 선생이 최고 지도자였던 것을 우리는 왜 잘 몰랐을까?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우리는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어 많은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3.1운동을 3.1혁명이라 칭하고 있고 3.1혁명하면 한결같이 유관순 누나를 먼저 떠올리고

의암의 노고는 잊혀져 있고, 심지어 친일의 흔적을 들먹이며 기생과 놀아났다는 평가를 들을 때 참담함을 느낀다고

평하고 있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의암 선생에 대해 알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중인 집안의 서자로 태어나 차별을 몸소 겪었기에 태생적으로 천도교 창건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학을 천도교로 개칭하고 창건한 분이 의암 선생이셨구나, 학창 시절 국사를 배우긴 배웠을텐데

정말 무지하구나 하고 반성한다. ^^;

의암 선생님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세 가지 역사적 변혁을 주도한 중심인물이라고 한다.

첫째, 반봉건, 반외세투쟁의 근대적 분기점인 동학혁명의 북접 통령이었고

둘째, 개벽, 개화, 제세구민, 인내천, 만인편등을 내세우며 민족적 정체성을 지키고자 동학의 3세 교조로서

종교개혁의 시발점인 천도교의 창설자였고

셋째, 반제 자주독립과 민주공화주의를 연 3.1독립혁명의 선각자였다.

이 세가지 역사적 과제 모두를 주도한 유일한 인물이 의암 선생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동안 의암 선생에 대해

왜 이토록 아는 것이 없었을까? 설민석 강사로 인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을 전화위복이라 생각해야 할까?

격변의 근현대사에 대해 나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동학혁명, 천도교 창설, 3.1혁명이 세상을 뒤흔든 3대 변혁이라고 하는데

그 변혁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의암 선생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것이 참으로 부끄러웠다.

3.1혁명의 중심에 있었던 민족의 선각자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