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었어요. 전쟁이었으니까요."

라는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전쟁이었으니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용서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지 않나 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책이었다.

전쟁이라는 비극에서 가장 큰 희생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과 여자들...

눈 앞에서 부모와 형제자매가 학살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아이들, 게릴라에게 팔다리를 잘려야 했던 아이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몸을 파는 아이들, 죽지 않기 위해 소녀병이 되어야 했던 아이들,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 먹고 살기 위해 소년병이 되어야 했던 아이들, 그래서 전쟁 후엔 살인자라 손가락질받는 아이들...

전쟁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지울 수 없는 악몽과 낙인과 불구의 몸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된 아이들에게

너무 무책임하고 미안한 변명이다. 전쟁은 어른들이 시작했는데 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들이 그 모든 걸 감당해내야 한다니

참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니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꿋꿋하게 살아내고 있는 것 또한 아이들의 몫이니 이 악순환을 어떻게 끊을 수 있는 것일까?

제목이 토토의 희망이라서 그래도 뭔가 변화가 있을 줄 알았다. <토토의 눈물> 이후 18년간의 이야기라는데 설마...

했는데 역시나다. 전쟁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말도 안 되는 이유들로 진행 중이고,

아이들과 여자들은 똑같은 고통 속에 노출되어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분노나 불평없이

전쟁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며 담담히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18년의 세월동안 전혀 변함 없는 모습 인간의 잔혹한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또 인고해내는 인간의 강인한 모습에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아이들의 꿈을 위해 기도하게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