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말 전쟁이란 것은 잔인한 것이로구나.

언제나 각오하고 들어도 끔찍하고 견딜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책은 구로야나기씨가 1984년부터 1996년까지

13년 동안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활동할 때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세상에나...더욱 놀라운 것은 20여년이 지난 2017년에도 이 지구상에는 영양실조와 감염증,

전쟁에 휘말리면서도 아무 불평 없이 어른을 믿고 죽어가는 어린 영혼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아이들이 이렇게 고통받고 있다는 슬프고도 불편한 진실...

세상의 한쪽에서는 굶주려 죽어나가도 한쪽에서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난리법석을 떨고...

식탐에 다 먹지 못하고 버린 음식은 없었나 반성했다.

 왜 난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는가, 이 부정부패한 대한민국에 태어나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가 하며

헬조선을 탓하며 시국을 탓하며 분노했던 것도 이 아이들 앞에서는 정말이지 배부른 투정이었다는...

죽어가면서도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오히려 구호 활동을 와 준 사람들에게 "당신의 행복을 빌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는 아이...그 아이들이 무슨 잘못을 해서 그런 고통을 당한단 말인가...

전쟁은 모든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지만, 특히 여성들과 어린이들에게는 가혹한 것 같다.

<호텔 르완다>를 보고 어떻게 저런 내전이 계속 될 수 있을까 놀라웠었는데

후투족과 투치족의 대결이 영화 속 장면보다 더 잔혹했음에 몸서리치도록 놀라웠다.

인간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 거구나 싶어 정말이지 놀라웠다...

에이즈에 감염될 것을 알고도 6구르드를 벌기 위해 매춘을 하는 열두 살 아이,

그 아이는 에이즈에 걸려도 몇 년은 살 수 있지만 자신이 매춘을 하지 않으면

내일 당장 우리 가족이 먹을 식량이 없다며 겨우 몇백원에 매춘을 하는 아이...

그 돈으로 소녀의 가족들은 어쨌든 배를 곯지 않고 겨우 겨우 살아갈 수 있는 악순환...

<르벨>이란 영화로도 많이 알려진 소녀병으로 학대당하고 버림받는 아이들...

너무나 끔찍하고 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서 버텨내는 아이들이 놀랍도록 슬프다.

이 책을 덮으면 각종 기부단체의 횡령 사건 등으로 기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후원을 하지 않게 된 사람들도

다시 후원을 결심할 수 밖에 없어질 것 같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게 미약하지만, 실제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어서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해외긴급구조에 작은 힘을 보태었다.

아이들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전쟁의 끔찍함에 대해, 그 살육의 공포에 계속해서 놀라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