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최근에 연극, '노인과 바다'를

보고 나서다. 책으로 읽기에도 무척 어려운 내용을 어떻게 연극으로 옮겨놓았을지

궁금해서 보게 된 연극이었는데 연극의 장점을 아주 잘 살려서 특유의 맛깔스러움으로

천연덕스럽게 노인과 바다를 재창조해서 엄청 집중해서 재미있게 본 연극이었다.

 

노인과 바다를 읽은 것이 중학생때였으니 무척 오래전의 일이다. 당시에 그런 책을

읽는 것이 유행이어서 얼떨결에 따라서 읽긴 했지만 매우 지루해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노인의 안타깝고 절절한 마음이 연극으로

보아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다시 노인과 바다를 읽어보리라 마음먹었는데

이래저래해서 아직 안타깝게 못읽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갈증을 다른 책으로 풀 수 있었다. 바로 이 책, 게르트루트다.

그런데 헤르만 헤세의 책을 몇 권 읽긴 했는데 이 책은 다소 생소하다. 헤르만 헤세의

첫번째 아내가 피아니스트여서 그랬는지 그의 소설에도 음악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의외로 한 여인을 둘러싼 자신의 친구와의 삼각관계를 다룬 소설이라는

점이 통속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헤르만 헤세의 특유의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비록 자신이 사랑한 여인과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음악으로 자신의 삶을 펼치는 주인공의 모습에 먹먹한 감동까지 받았던

고전읽기의 시작을 끊어준 것 같은 고마운 책이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