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광고는 고작(?) 냉장고를 바라보며 여자라서 행복하다고 아니 행복하라고 강요하지만

사실 여자라서 행복한 것보다 여자라서 당하게 되는 불합리에 부르르 떨게 되는 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믿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다. 분명 이 땅에 여자라는

성으로 태어난 순간 남성으로 태어난 것보다는 제약이 어느정도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깊은 샘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한 바가지쯤의 마중물이 필요한 것 처럼

철옹성같이 무너지지 않는 남녀간의 차별도 먼저 앞서간 여성들의 피와 땀으로 느리지만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저자도 그러한 여성이다.

 

미국에서 전통 미디어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뉴스 사이트로 우뚝

선 허핑턴 포스트의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그녀가 그렇게

쟁쟁했던 것은 아니다. 가난한 그리스 이민자, 출판사에서 36번 퇴짜 맞던 무명작가, ‘인터넷

바보’로  조롱받던 60대 초반의 여성이 미국의 역사를 바꾸었고 스스로의 역사도 바꾼 것이다.

 

'담대하라, 나는 자유다'라는 제목처럼 그녀는 두려움을 이겨낸 여자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시대는 바뀌고 조금씩 편견의 문은 낮아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녀가 했던 고민들의 그녀의

나중 세대도 그대로 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과 그녀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줄 의도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여자로서 특히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많은 두려움들이 나온다. 혼자라는

두려움, 노화와 병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꼭 여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느끼는 두려움과 여자라서 더 처절하게 느끼는 두려움들에게 담대해 질 수 있도록 그녀만의

코멘트로 격려해주고 있다. 오늘 나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두려움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본다.

아무래도 나이듦인 것 같다. 그냥 나이듦이 아니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나이만 먹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격려를 듣고 나니 세상에 절대적으로 늦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늦긴 늦었다 하지만 완전히 늦은 것은 아니라고

나 자신을 다독이며 기분 좋게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