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바람이 꽃을 피운다'는 제목이 멋있어서 무작정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하지만

멋진 제목만큼이나 따라지가 못하는 표지가 조금 아쉽다. 이 책은 에세이집인데 모르는

작가지만 에세이는 에세이만의 읽는 맛이 있는 것 같다. 어렵지 않고 어디를 펼쳐도

이어지지 않아 읽을 수 있고 이동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에 짧은 이야기를 꼭지마다

읽을 수 있기에 난 에세이가 참 좋다.

 

그래서 이번에도 제목도 멋진데 에세이라길래 망설임없이 펼쳤다. 그런데 역시 자신의

생각을 손이 가는대로 적은 에세이답게 글쓴이의 주관이 뚜렷한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요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그 주관이 자신과 맞지 않으면 단점으로 보일 것이고 그 반대라면

장점으로 보일 것이다.

 

그 예로 나는 '분장과 화장'이라는 에세이에서 외적인 것에 치중하지 않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쌓아야 한다는 전체적인 주제에는 공감을 하나 그밖에 화장의 농도와 화냥기는

무관하지 않다는 말과 화장을 하지 않는 여자는 여자이기를 포기한 거나 다름 아니라는

말에 조금 놀랐다. 요즘에 하기에는 조금 강도 높은 말이 아닐까 싶어서다. 그리고 화장을

짙게하면 화냥기가 있다고 할 것이고 하지 않으면 여자도 아니라는 말같아서 도대체

어디에 장단을 마치라는 말인가 싶어 눈살이 찌푸려졌다. 뭐 글쓴이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너무 심각하게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짬짬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에세이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