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다. 사랑은 변형된 자기애라는 말도 있고 아름다운 구속이라는 노래도

있고... 사랑이 변형된 자기애라는 말은 결국 사랑이 누구를 좋아하는 감정이 좋아서 자기를 위해서

맞이하는 감정이라는 극단적인 부분이 조금 거슬리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구속이라는

말도 사랑을 하게 되면 매일 맞이하는 일상속에서 애인이 들어와서 생기는 균열을 묵묵히 견디며

챙겨주고 아껴줘야 하는 의무가 생기니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사랑이 사랑이 아닌 것 같이 보인다. 처음엔 보고 싶어 눈에 아른거리고

금방 들었는데도 또 목소리가 그리워지는 사람에게 결국은 너를 좋아하는 나의 감정에 취해

사랑에 빠진 거라며 이젠 너가 슬슬 구속으로 다가온다고 말하는 상황이 온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듯 사랑도 늘 똑같은 모습으로 곁에 있진 않는다. 사랑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것도 같다.

 

그렇지만 인류가 계속해서 아무리 부정하려고 노력해도 끊임없이 사랑에 자유롭지 못한 것은

분명 우리 곁에 계속 있어도 좋을 사랑의 특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을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의 실마리를 이 책에서 찾아봐도 좋을 듯하다. 저자는 각종 연습시리즈로

이미 익숙한 코이케 류노스케다. 매번 책의 제목이 '~연습'이었는데 이번 책은 제목에서부터 모험을

감행했다. 하지만 연습이라는 돌림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부제로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행복한 사랑연습이라고 달아두었다. 어쨌거나 그가 사랑연습으로 또 한번 우리 곁에 왔다.

 

그런데 잠깐, 그는 스님이 아니던가? 스님이 사랑, 연애를 말하기엔 어딘가 거리가 있어보인다.

하지만 편견은 갖지 말자 그 역시 한 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지만 아내와 자주 다투었고

화를 참지 못해 아내와 헤어지고 그 길로 출가의 길에 나선 사연이 있었다. 그는 사랑이 어느순간

구속으로 다가오는 이유를 '욕망'과 '분노', '미망'이라는 세 가지 마음의 독(毒)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세 가지 마음의 독에서 벗어나는 길은 만남이 시작되는 초기부터 번뇌의 매듭을 만들지 않도록,

관계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라 한다. 그가 알려준대로 머릿속을 맴도는 수많은

생각들을 멈추고,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해서 진짜 사랑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봐야겠다. 그러다보면

저자가 경고하는 세 가지 독에서 파생되는 생각의 늪에서 벗어나 진실한 사랑의 소리를 왜곡됨없이

들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