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정부시절 의욕적으로 추진되었던 입학사정관제가 난관에 봉착한 느낌이다. 교육당국에서는 부인했지만 폐지론이 언론에 흘려졌고, 낙방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 제도 때문에 자신들이 손해를 보았다고 느낀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몇 년동안 학생들의 입학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본 선생님들도 특정 대학의 이 제도는 정말 믿지 못하겠다며 입학지도에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제대로 해도 한국에서는 그런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겠지만, 현장에서는 해도 너무 심하다는 얘기도 나오는 현실이니만큼 대폭적인 조정이 예상된다.

 

 

# 입학사정관제도가 물론 필요하지만 지금의 입학정원은 너무 많은 수준으로 보인다. 왜? 이 제도는 기본적으로 학교활동 및 비학교활동을 통해 대학교 전공으로 연결시켜 고교생들을 정상적으로 이끌자는 제도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무엇이 적성에 맞는지 아는 고교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 대부분 이것도 좋고 저것도 하고 싶고 한다. 통섭의 시대에 이과와 문과가 구분되어 있어 자신이 뭘 흥미있어 하는지 하는 관찰의 기회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다양한 경험이 밑받침되어야 자기 적성을 탐색이라도 해볼텐데 청소년시기까지 그런 혜택을 보는 학생은 많지 않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적성이 뭔지도 모른 채 무덤에 묻힌다. 그러나 선발인원은 많다. 126개 대학에 49,188명이다. 5만명의 고교생이 벌써 자기 적성을 찾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저 활동과 전공을 연결시킨 것뿐이리라. 너무 많아서, 제대로 된 친구가 선발되기 어렵다. 닭을 관찰한 친구가 아니라 닭장관리 당번이 선발된다. 모두들 의대가 자기 적성이라서 우긴다. 모두들 닭을 관찰했다고 우긴다. 입학사정관이 진짜와 가짜를 판단할 솔로몬의 질문을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 또한 입학으로 가는 경로는, 동아리와 봉사활동조차, 엄마들과 학원에 의해서 연구되어 어릴 적부터 계획되어진다. 입학사정관를 도와주는(아니 주도하는) 학원은 몇 년전에는 연 100만원 단위로 관리해주었으나, 이제는 월 비용으로 100만원을 돌파한지 오래다. 의대를 가기위해 학교 양계장 관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박터지니 학교에서는 성적에 따라 분배해주거나 집단이 관리한 것처럼 해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후손들은 살아남아야 한다. 악천후로 바뀌었어도 이런 날씨에도 적응해야 한다. 관련책들이 필요한 이유다.

 

 

# 이 책은 읽어보면 당연한거 아냐 하고 생각할 수 있다. 상식과 센스를 제대로 갖춘 사람이라면 전공과 동아리활동, 봉사활동을 자신이 전공학과와 완벽하게 관련이 있게끔 자기소개서 등을 만들어야 합격한다는 것은 다들 안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를 자신만이 쓰다보면 자기 생각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처음에는 창피하겠지만 부모님이나 형제자매 선생님 등 주변 분들에게 보여줘서 자꾸 고치고 첨삭하다보면 실수를 줄이고 학원비용도 줄일 수 있겠다. 사실 책내용은 신문에 나왔던 관련 정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관련정보를 한곳에 모아놓았으니 쉽게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점과, 부록에 학교 양식이나 주요 책들을 모아놓은 것도 장점이다. 논술책이 논술 잘 쓰는 것을 보장해주지 않는 것처럼 자기소개서도 암묵적 지식에 속하기 때문에 자꾸자꾸 써보고 논리에 맞는지 계속 사고하는 것외에 왕도는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