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해록에 대해 사실 들어본 적은 있다. 아마도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가 아닐까 싶다. 사실 들어보기만 했지 자세히 배우거나 한 적은 없다. 오직 중국기행문이라는 것을 짧고 간단하게 알았을 뿐... 그런데 표해록이란 책이 너무나도 예쁜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는 것이 아닌가? 책 두께도 얇아서 맘에 쏙 들었고, 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느낌있는 삽화가 있어 감각적으로 느껴졌다.

 이 책 조선 성종 시대 최부라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의 아버지가 상을 당하셔 제주도에서 관직을 수행하던 중 자신의 고향인 나주로 올라가야 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너무나도 안좋은 기상상태로 인하여 최부와 일행들은 잠시 고민을 하게 되지만, 아버지의 부친상을 제대로 치루기 위하여 날씨가 안좋음에도 불구하고 출발하게 된다. 이 당시의 교통수단은 배가 가장 큰 교통수단이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물론 제주도에서 그 당시 비행기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교통수단도 없었겠지만, 최부와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물에 그렇게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날씨좋지 않은 날 어쩔 수 없게 출발하는 것이다. 사실 요즘시대에서는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도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고 그 곳으로 달려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최부의 마음도 이해가고 조선시대 유교사상도 느낄 수 있지만, 만약 그가 그 위험천만한 바다에서 사라져버렸다면, 이런 좋은 글도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

 최부와 중국인들 어떻게 대화했을까?라는 궁금증 여기서 이야기해준다. 최부는 중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아니었으나 그당시 일본, 중국 그리고 한국은 한문을 사용하는 국가들이었기 때문에 모든 대화를 글로 써서 했다고 한다. 

 

 중간 중간 조선시대의 유교사상을 느낄 수 있는 부분 들이 많이 나온다. 부모를 섬기고 임금께 충성하는 등 유교사상의 모습들이 이 책 부분 부분 아주 잘 나타나있다. 상 중에는 고기와 매운야채 등을 먹지 않는 모습에서도 그렇고, 신이라고 표현하는 부분 등 우리가 도덕이나 윤리 시간에 살짝 배운 유교사상들이 보인다.

 최부의 중국 견문록을 보면 중국의 지리 뿐만 아니라 그 곳의 사람들이라던지 풍습, 문화 등 그 당시 중국을 조선인의 눈으로 바라본 모습들이 잘 나와있다. 물론 지금처럼 자신의 감정을 자유스럽게 나타낸 기행문과는 다르지만 (왕에게 올려진 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사실적으로 자신이 본 그대로 표현하고 있어 재미있게 보여진다. 그리고 이 책은 아주 아주 쉽게 쓰여진 책으로, 이해하기 어렵거나 하는 부분들은 전혀 없다. 삽화도 그 당시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해 주고 있으며 고전을 아주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 책이 알마 출판사의 샘 깊은 오늘고전 10인데, 앞에 1~9의 고전도 한번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고전을 읽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