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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김영하인가.
그의 작품의 어디가 이토록 관심을 끄는가.
거울 속에서 삐삐 소리가 울리고, ‘벼락맞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모임’을 쫓는 등의 기발하고 만화적인 상상력, 인간소외, 죽음, 사이버 시대의 일상성 등을 다룬 묵직한 주제들, 소설의 전통적 원칙을 파괴하는 도전성, 자학과 조롱에 섞여드는 번뜩임들….
이청준(이청준)은 “소설은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있는 것을 새로 발견하는 것이라고 할 때, 김영하는 매우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여러 발견과 실험을 하고 있다.
작가로서 훌륭한 미덕이다”고말한 적이 있다.
김영하는 선배님의 말씀에 동감이다.
“독자가 소설을 살 때는 그 작가의 필터로 세상을 보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을 관습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 이청준의 ‘시각’이란 말에 아들뻘 후배는 ‘필터’라는 말로 맞장단인 셈이다.
김영하는 본인의 작품에 대해 “한마디로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자평이다.
문제는 “문학적 품격을 갖추면서 여하히 재밌게 쓰느냐”다.
이전과는 색다른 재미로.
‘노블(소설)-비즈(비즈니스)’라는 말을 만든다면, 김영하는 노블비즈의 비의를 제일 잘 아는 작가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는 ‘엘리베이터…’ 이후 단편을 끊고 장편만을 준비 중이다.
“40대의 우아한 아줌마와 20대의 생날나리 청년이 함께 하는 해외여행”(제목은 비밀), 혹은 조선조 아랑의 전설을 연쇄살인사건으로 재해석한 ‘아랑은 왜 나비가 되었나’ 등을 우선 내게 될 것이다.
강청에 못이긴 그는 대금을 들고 나온다.
동아리 국악연구회에서 4년 동안 닦았고 지금도 동문 찬조 연주 때 무대에 오르는 실력이다.
‘청성곡’의 첫머리 한토막을 맛보이더니, 갈대 속으로 만든다는 ‘대금 청’(일종의 떨림판)을 설명해준다.
“이게 너무 많이 떨리면 천박해지고, 안 떨리면 재미가 없지요….
하기사…, 소설도 그런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