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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종교보다는 믿음을 이야기 하는 책인 것 같다.

나는 무교이고 책이나 영화를 볼 때 종교에 관한 이야기와 내용이 나오면 짜증이 치미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미치앨봄과 이 책에 대해 실망할까 싶어 긴장했다.

다행히 이 책에서는 어느 한 종교를 두둔하지도 괄시하지도 않았고 헨리와 렙의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 하려 애썼다.

사실 내가 처음부터 무교였던 것은 아니지만 아는 분 중 교회의 높은 분이 거짓말을 일삼고 남을

속이고 허풍을 떠는 것을 보고 다시는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하느님을 믿든 안 믿든 다 똑같다고 느꼈고 청렴할 줄 알았던 그들에게 배신감도 느껴졌다.

그 후 종교에 대한 이미지는 아무 때나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르는 뻔뻔함 이였고

(밖에서 무조건 문을 열어달라고 기다린다!)

사람 많은 곳에서 지금 당장 하느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헛소리를 해대는

추함 이였으며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한참을 막무가내로 떠들어대는 무모함 이였다.

그들에게서 예의는 찾을 수 없었다. 일단 믿고 보라는 사기꾼같이 느껴졌다.

허나 8년의 동행을 읽으며 왜 소수를 보고 다수를 결정짓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

헨리와 렙의 이야기를 읽으며 무조건적으로 종교인을 적대시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헨리는 많은 극적인 상황을 겪고서야 하느님을 믿게 되었다. 만약 내가 헨리와 같은 상황 이였다면

어땠을까?

내가 마약을 사기 위해 도둑질을 하고 도둑질을 한 상대방에게 총을 맞을지도 모르는 상황 이였다면

과연 나는 죽든 살든 내 운명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하느님을 찾으며 울부짖었을까?

아마 후자였을 것이다. 렙의 말처럼 죽음을 직면한 순간 나는 한없이 작아져 어떤 종교건 간에

'절대자'를 찾았을 것이다.

[미치앨봄이 늙은 랍비 렙에게 왜 이제 설교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대답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해. 만일 내가 말이라도 더듬거리면 어떡하나? 만일 중요한 순간에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래도 창피해하거나 그러실 필요는 없어요"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창피할까 봐 그러는 게 아니야. 신도들 때문이라네. 그들이 당황한 내 모습을 보면......

내 죽음이 가까웠다고 생각할 게 아닌가 그들에게 두려움과 걱정을 주고 싶지가 않아"

렙은 당신 자신이 아니라 '우리'를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유대교가 어떤 종교인지는 잘 모르지만 렙이 유대교인 들에게 훌륭한 하느님과의 연결

고리였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따듯하고 짤막짤막한 에피소드 혹은 일상을 담은 내용이라서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추도사 부탁을 그렇게 열정적으로 받아들인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고 '추도사'

덕분에 미치앨봄에게 종교적인 믿음이 생겼고 또 멋진 친구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렙을

잃는 아픔을 겪었지만 가슴에 묻을 수 있는 친구가 생긴 것 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렙과 헨리의

이갸기 위주였기 때문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만큼의 감동은 느끼기 힘들었다.

나는 종교도 없고 믿음도 없지만 렙과 헨리의 삶이 조금은 불편할지 몰라도 훌륭하고 멋진 삶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