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火車)』- 미야베 미유키 /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 7. 6 읽기 마침.

 

요즘 한창 영화화 되어 상영되고 있는 '화차'(이성균, 김민희, 조성하 주연)의 원작 소설입니다.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영화는 아직 접하지 못했는데 원작소설을 읽고 오히려 영화가 더 궁금해 지는 작품입니다. 왜냐하면, 소설 속에서는 김민희의 역에 해당하는 신조교코라는 인물이 작품이 다 끝날때까지 등장하지 않습니다. 구속되기 전의 마지막 장면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데요...그래서 읽는 내내 신조교코라는 인물에 대해 굉장히 많은 궁금증을 자아 내게합니다.

그런데, 영화의'화차'는 광고 포스터에서 보듯이 신조교코라는 인물을 드러내 놓고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원작소설을 어떻게 영상화 했을지.....영화속 신조교코(김민희)는 어떻게 등장할지 자못 궁금해 지게 만드네요.^^

 

'타인의 탈을 쓰고 살아간다.'

이런 스토리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약간 쇼킹하다고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런 비슷한 스토리가 세번째다 보니 크게 쇼킹하다는 느낌은 없네요. 아니 오히려 이제는 한 동안 유행처럼 일어났던 흔한 스토리 처럼 느껴 집니다.

 

비슷한 스토리의 책들 중 처음 접했던 작품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환야'라는 작품이었던것 같습니다. 처음 접한 작품이었던 만큼 섬득함을 느꼈죠, 그리고, 두번째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픽처'입니다. '빅피처'는 한 때 베스트 셀러였던 만큼 많은 독자들이 접해 보았을 것입니다. '빅피처'(2010년)나 '화차'(2012년)는 사실, 최근 나온작품입니다. 그에 반해 히가시노의 '환야'(2006년)는 훨씬전에 나온 작품인데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네요. 다시 느끼는 거지만 히가시노라는 작가는 천상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작품은 사실 감동이 조금 덜합니다. 이런 스토리에 조금 익숙해져 있었던 저의 탓도 있겠지만....이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의 작품이 그냥 잔잔하게 흐르는 물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있지 않을까 나름 분석해 봅니다.
그래도 작품 속 부주제가 되었던 '개인파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더불어 쇼핑하던 나의 모습과 나의 쇼핑에 부채질을 하던 점원의 모습을 조금 한 발 물러나서 바라보는 계기도 되었네요.^^

 

 

<<기억에 남는 글귀들>>

문제는 그에 제동을 걸어줄 만한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이거 정말 좋죠? 멋있죠? 갖고 싶죠? 자, 어서 사세요.....그렇게 부채질은 할지언정, 금리나 누적된 결제금액을 생각해서 오늘은 이 정도로 해두는 게 좋아요, 라고 충고해주는 점원은 없다.

파는 쪽에서는 그런 바보 같은 짓을 왜 하냐고 할 테지. 그것이 바로 상업주의다. 자기를 절제하지 못하는 손님의 관리까지 해줄 수는 없는 것이다.p214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몇 년도 안돼 갑자기 같은 행동을 했으니까. 게다가 자신은 그것을 의식하지도 못했다. 혼마가 지적하고 나서야 "어?"하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렇듯 죽은 자는 살아 있는 자에게 흔적을 남긴다. p223

 

이름이란 타인에게 불리고 인정받음으로써 비로소 존재하는 것이다. 신조 교코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그녀와 떠어질 수 없는 인간이 주위에 존재했다면, 그녀는 결코 펑크 난 타이어를 버리듯 간단하게 '신조 교코'라는 이름을 내동댕이 치지는 않았을 것이다.p319

 

 

 

독서불식포 ⓒthisway

 

암중모색 :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라는 뜻으로 어림짐작으로 사물을 알아내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