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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 박경진 / 미세기

어른인 내 시선에는 이 책의 그림이나 색채가 너무 예쁘다.
아침 새벽의 푸르스름한 빛을 이렇게 그림으로 보다니 꼭두새벽같이 일어나던 그 어린시절의 기억이 왈칵 몰려오는듯했다.
거기다 뜰이 있는 옛날 집 담장을 둘러 싸고 있는 수세미며, 나팔꽃들이 어찌나 정겨운지 그림에서 눈이 떼지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의 시선은 또 다른가 보다.(아들녀석에게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한 책이다.)

우리집 두 아이에게 이불위에 오줌싸는 기억은 둘다 다른다.
7살 아들은 7살 전까지 6.5살에 두번 정도 그런일이 있었던가.....
이불위에 오줌싸고 나서 "엄마, 이불 위에 오줌쌌어요"라며 부시시 일어났는데.....
"에고~, 울 아들이 어쩌다 그런 실수를 했을까?....이런 실수할 아들이 아닌데.....마음에 무슨 안좋은 일이 있어?"라며 믿어 주었던것 같다. 그러고나서도 한번 더 그런 일이 있었지만 그렇게 실수할 아들이 아니라는걸 믿어 주어서일까 그 다음부터는 실수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5살 되는 딸래미는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불위에 지도를 그렸다.
처음 지도를 그리던날 "왜 이랬어? 엄마가 자기 전에 쉬하고 자자니까 안하더니 오줌쌌잖아"라고 질러버린 것이다.
우째 아들만큼의 믿음을 주지 못했을까.....지금생각해도 바보엄마!
하여간 그래서 인지 딸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주 이불위에 지도를 그렸다.(지금은 사라졌지만....^^)
그러다 보니 이 책이 자신과 같다고 느꼈는지 읽어 주는 내내 진지하게 보았다.

참 신기하다. 자신의 경험만큼, 자신의 배경 지식만큼 아이들은 책을 받아 들이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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