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서적을 읽으며 영국의 베이컨이 말한 “서툰 지식만큼 사람을 의심스럽게 만드는 것은 없다”라는 내용을 곱씹게 하였다. 우리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살고 있을까? 하는 의문과 정치와 경제에 너무 얄팍한 지식에 안주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한국인인 장하준이 집필했지만 영문으로 출간한 서적을 번역한 특징이 있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선진국의 경제 발전의 배경과 지난 30년간 신자유주의를 주장으로 빚어진 문제점을 토대로 그들이 주장했던 내용을 23가지로 정리해서 구체적으로 반박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경제학과 관련해 이렇게 쉽게 표현하고 공감을 자아내는 서적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최근 다시금 고개를 드는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작은 국가의 규제 없이 시장 자율에 경제를 맡겨야한다는 신자유주의는 노동시장의 유연과 자유로운 자본이동은 이미 보호무역으로 충분한 자본을 확보한 선진국이 더 많은 부를 창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발도상국이나 아프리카지역에 강요하는 그럴듯한 표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것은 국가와 국가만의 문제만은 아니다. 대기업과 소기업, 소상공인 사이에도 해당하는 문제이다. 이 서적에서 밝혔듯 자유주의 정책으로 부유한 국가가 된 나라는 지구상에 없으며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들도 철저한 보호무역 정책을 기반으로 부를 축적하였다.

 

특히 규제완화와 부자를 위한 감세 혜택은 부자에게 유리한 소득 재분배를 양산할 뿐이지 그 부가 가난한 사람에 혜택으로 돌아온 경우는 거의 없기에 그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소득 재분배가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근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국가는 정책 수단을 통해 (감세 대신 투자를 조건) 경제성장과 더불어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내용은 공감을 자아냈다.

 

1980년대부터 30년간 세계 경제를 이끌었던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한 정책 실패의 결과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서남아시아를 비롯한 아프리카의 남부는 신자유주의 실험장으로 전락했고 부익부 빈인 빈으로 계층 간 갈등도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끊임없는 중산층의 몰락은 복지국가를 지향하기 어려운 지경을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실패한 신자유주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다른 재앙과 다시 마주하게 될 것이다. 국민의 인식이 정립돼야 정치, 정책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와 국가를 걱정하는 모든 분들에게 경제 원리와 상식을 줄 수 있는 서적중의 최고의 경제서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인터넷 혁명이 경제적, 사회적 영향은 최소한 지금까지 세탁기를 비롯한 가전제품만큼 크지 않았다. p 58

 

극소수를 제외하면 자유무역과 자유시장이라는 논거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을 포함하여 현재 잘살고 있는 나라들은 보호 무역과 정부 보조 등을 통해 오늘의 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p 95

 

개발도상국들이 산업화 단계를 건너뛰고 탈산업화 단계에 곧바로 진입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허상에 불과하다. p 125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p 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