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의 저자 크리스틴 코모포드 린치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그말 외에는 그녀의 삶을 달리 표현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때론 우리의 인생이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고 하지 않는가. 크리스틴의 인생이 바로 그렇다.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모델이 되고자 뉴욕행을 선택했고, 졸업장도 없이 대학의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IT분야에 흥미를 느껴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일자리를 얻고자 무작정 밀어부치기식 면접을 시도하고, 약간의 인맥과 끈질긴 뒷문(?) 활용법으로 대학교는 물론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이 말단계약직을 쟁취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금문제로 계약직 사원에게 선택의 여지없는 제안을 할 때 그들에게 또다른 선택을 제공할 회사를 벼락치기로(!) 그 자리에서 설립하고, 그 놀라운 회사를 시작으로 그녀의 화려한 사업인생이 시작된다. 

그것을 계기로 사업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 그녀는 자신이 더 잘 할 수 있고 더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사업모델을 찾다가 그녀의 전분분야인 IT업계로 방향을 돌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로터스를 거치며 경력과 실력을 쌓은 그녀는 남다른 직관으로 업계의 틈새 시장을 찾아내고, 특유의 열정과 돌파력으로 그녀의 사업은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위기는 찾아온다. 한때 승려로 지내는 동안 인연을 맺었던 라마교 구루(스승)의 부패사건에 휘말려 결국 자신의 회사를 팔아야했고, 빌 게이츠와의 짧은 만남이 끝난 뒤 그 충격으로 섣부르게 미국에 게이샤 회사를 차리려다가 뒤늦게 게이샤의 실체(!)를 전해듣고 기겁하며 모든 계획을 접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녀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마침내 그것을 현실로 만든다. 고등학교 중퇴의 대학 청강생이었던, 막무가내로 인터뷰를 보고 일자리를 얻으려고 했었던 그녀는 십여년 후 포춘에 등재된 1000개의 기업 중 700여개의 회사들을 컨설팅 고객으로 갖고 있는 회사의 CEO이며, 한때 빌 게이츠나 래리 앨리슨 같은 거물들과 데이트를 즐기거나 힐러리나 클린턴 같은 VIP급 인사들과 만남을 유지할 만큼 영향력을 가진 인사가 되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으며, 자선과 기부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잘 것 없던 학력과 배경을 가진 그녀가 지금의 거물이 된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그것을 자신의 ’이단자’적인 생각과 행동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졸업장’이라는 학벌에 연연할 때 그녀는 자신이 발로 뛰어 이룩한 결과물 - 그녀의 표현에 따르자면 ’GSD(Gets Stuff Done : 성과 달성 학위)’를 더 중요하게 평가했고, 빌 게이츠나 래리 앨리슨같은 거물들과 데이트를 하면서도 ’자신의 것’이 아닌 ’타인의 권력’의 달콤함에 빠지는 것을 경계했다(물론 그들과의 관계가 깨짐으로써 그런 교훈을 얻은 것이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성공과 그에 못지 않은 많은 실패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사회가 원하는 보편적인 기준에 반하는 자신만의 ’이단자적’ 기준으로 돌진했고 결국 남과 다른 생각과 방법으로 성공을 쟁취했다. 넘치는 사업 아이디어로 새로운 사업을 세우는 데는 재능이 있지만 그것을 오래 유지하는 데는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나, 모든 일들을 자신이 처리해야 완벽하다는 생각 등 잘못된 것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용기 또한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한 밑거름일 것이다.

처음엔 성공담을 풀어낸 책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자기계발서였다. 이책에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녀가 터득하고 정리한 성공의 방법들이 실려있고, 시크릿의 ’끌어당김의 법칙’이나 잭 캔필드, 브라이언 트레이시 등의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성공의 법칙들도 인용되어 있다. 각 단락의 말미에는 도움이 될 만한 웹사이트 주소들도 적혀있다(물론 모두 영어권 홈피들이다). 그렇지만 그녀의 성공 비결은 아주 독특하거나 특별하진 않다. 아쉽게도 다른 책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어서 몇몇 내용을 빼면 그리 신선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책의 이야기들이 대부분 그녀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좀 더 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는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