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와 등대지기.

재우는자유를 찾아 떠돌다 등대를 지키는 등대지기가 되었다.

외로운 바다 오롯히 서있는 등대.

등대는 다른 이들에게 항로를 알려준다. 비록 그 자신의 항로는 알지도 못하는 그였지만 세상과 단절되어 예전의 기억을 지우려는 듯 하루하루를 그저 보내고 있는 그

어머니와 나

그러던 어느날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큰형 대신 어쩔수없이 떠맡게 된다.

어머니는 하루에도 수십번 씩 아무곳에나 배설을 하고 해괴한 욕을 해댄다.

어머니의 사랑이라곤 받아 본 적없다고 생각하는 그는 어머니가 밉기만하다.

짝사랑하던 난희를 통해 듣게 된 어머니와 자신에 대한 감춰진 이야기들..

등대와 등대지기, 어머니와 나

등대지기는 무인화 시설에 밀려 필요없어지게 된다. 등대를 떠나 살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재우. 등대지기는 죽어도 등대의 불빛을 꺼뜨려서는 안된다.

재우는 어머니가 자신의 존재 없이도 아무렇지 않게 잘 살 수 있을 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재우는 등대였다. 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지켜야할 등대.

우리 모두의 등대지기, 어머니..

우리의 등대지기는 아주 건강했다. 그 역시 한때 젊고 팽팽한 피부를 지녔었고 곧은 척추와 매끈한 손가락을 가졌었다. 오직 등대만을 생각하는 등대지기는 세월 앞에 조금씩 늙고 병들어간다. 하지만 처음 등대를 생각하던 마음은 변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깊어만간다. 그런 등대지기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을텐데..너무나 매정한 우리 등대들은 그런 마음을 발톱 끝만이라도 알까?

너하구 똑같은 자식 낳아서 키워봐야 내맘 알거다..엄마가 자주 하시는 말씀이다.

정말 부모가 되지 않고서는 그런 마음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나의 등대지기도 언젠가는 사라지고 내가 등대지기가 되는 날도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

그때쯤이면 지금의 생각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자리잡겠지.

진정한 등대지기의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쏟아져 정말 어찌할 수가 없었다. 지금 보니 군데군데 책이 쪼글쪼글해져버렸다. 작가는 아무래도 글 읽는 이의 마음을 주무르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듯하다.

꼭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의 등대지기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