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문제..

엠피는 야생을 모른다.

태어나면서 부터 이미 길러지기 위해서 선택된 개구리였으니 말이다. 다른 개구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두 발이 없다는 것. 두 발끝이 뭉뚝한 개구리 엠피는 점차 자신이 다른 개구리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엠피(missing pieces,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서)라는 이름 역시 존재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하겠다.

삶에 모험이라는 게 있다면 그건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거야. 사실에 살을 붙이기도 하고 떼어내기도 해서 원하는대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지. 하지만 실제로 모험 속에서 산다면 다른 곳으로 피하고 싶은 생각만 간절하게 날 거야. p75

인공부화장에서 깨어나 애완동물 가게로 옮겨진 엠피, 같은 수조에서 만나게 된 늙은 개구리는 엠피가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길 권하지만 엠피는 그대로의 행복한 생활이 좋다. 염감 개구리를 통해 바깥 세상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큰 불평이 없는 생활이었으니 말이다. 영감 개구리에게 떠밀려 소녀에게 팔린 엠피는 새로운 세계로 떠난다.  

엠피는 주인 잘 만난 덕에 쾌적한 환경 속에서 먹이 걱정을 하지 않고  평생을 편히 살 수 있었다. 추위도 배고픔도 없이 평생을 즐길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엠피는 탈출을 감행한다. 각지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더 큰 세상을 향해서 말이다. 열린 유리병 사이를 통해 탈출해 렌트차 안에 숨은 엠피는 귀뚜라미 먹이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결의를 지킨다. 자신이 선택한 자유에 대한 어떤 후회도 없이 말이다. 위험에 처하면 빨갛게 배를 부풀리며 상대를 위협하는 '파이어벨리'(무당개구리)로서의 야생성과 평온한 수조 속의 안락 중에 그가 택한 것은 전자였다. 두 번 째 만난 소녀에게서 도망치는 것 또한 그에게는 하나의 선택의 문제 이리라.

"존재의 의미를 완벽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때때로 그 의미의 그림자가 우리의 삶 가운데 살짝 모습을 드러내며 스쳐 지나간다. 그 짧은 순간에 우리는 존재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의 의미, 생에 의미와 선택의 순간 등에 대한 철학적 사색이 담긴 책이다.

때문에 곱씹어 읽게 되는 글들이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