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평론가가 쓴 미스터리 소설이다.

책 표지의 <그랑드 오달리스크> 는 앵그르의 작품으로 [ 1814년. 캔버스에 유채. 162 × 91cm 파리 루브르 박물관] 필요이상으로 늘린 파충류 같은 등뼈의 해부학적인 부정확성에 집중적 비난이 쏟아졌던 작품이라고 한다. 인체의 아름다운 선을 부각시킨 그림은 누가봐도 매혹적이지 않을 수 없다.

책의 첫부분은 역사에서 사라진 그림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를 그린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독백에서 시작하게 된다.

(얇은 책 두께에 만만히 본 책이었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그림들을 포함한 묘사와 해설에 영 읽는 속도가 붙지 않는다.)

내게 이상적인 미란 내가 그릴 수 있고 추구할 수 있는 것을 자연에서 찾는 것으로 예컨대 내 마음에 드는 한 모델의 몸 전체를 그리되 만일 사람들이 캔버스를 좀 더 오랫동안 바라본다면 다른 것은 보지 않고 단지 목덜미와 굴곡진 엉덩이만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다. p 32 그에게 이상적인 미를 느끼게 만들었던 나폴리의 여인... 

작품의 모델이 된 나폴리의 여인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앵그르는 이미 결혼한 몸이기에 그녀를 볼 수밖에 없었지만 그의 친구와 그녀의 배신 그리고 죽음으로 그녀를 오로지 작품으로만 가질 수 있게 된다.

로마보다 피렌체보다 나는 나폴리를 사랑했다. 로마에서 나는 라파엘로를 사랑했고, 피렌체에서는 마사초를 사랑했으며, 나폴리에서는 사랑을 했다. 나의 유일한 사랑이었다." 58p

그리고 다음 장에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를 보게 된 다른 화가들의 영감에 대한 풀이가 이어진다.

카미유 코로라는 풍경화가가 어느날 우연히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라는 그림을 보게 되고 그림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그림을 보기 위해서 이를 찾아다닌다.  테오도르 제리코라는 화가는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현재 그 그림이 어디에 있을 것인치 대한 추측을 풀어놓는다.  나폴레옹의 지휘관이자 누이 카롤린의 남편이기도 한 조아생 뮈라의 몰락과 함께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 그림은 과연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유혹적이었을까?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그것을 떠올려가며 이어지는 그림에 대한 상상은 읽는 이를 즐겁게 한다. (아마도 미술과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 유희는 더 클 것이다)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가 과연 오랜 잠에서 깨어난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날이 올까?

궁금증을 더하는 책..하지만 모든 독자가 따라가기엔 버거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