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죽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까?

우리의 잘잘못을 심판하고 내다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우리를 얼마나 큰 혼란으로 몰고갈까? 

 

딩카족 젊은 여인으로 변장하고 수단의 난민촌에 들어온 신은 내전에 휘말려 죽음을 맞이한다.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내려와 신의 기적을 일으키지도 않고 무기력하게 죽어간 신의 모습이 조금은 이해되지 않지만,

책의 시작은 '신이 죽었다'는 명제를 시작으로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있다.

신의 시체를 먹은 들개들이 희랍어와 히브리어를 뒤죽박죽 섞어 말하고 공황상태에 빠진 시민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수녀와 성직자들의 자살이 번졌다. 하지만 여전히 태양을 떠오르고 해가 저물고 우주는 계속해서 돌아갔다. 영적공허상태에 ㅁ빠진 사람들은 신을 대신할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었고 어린아이 숭배 현상이 일어났다.

어쩌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에 몸이 움츠러든다.

우리는 초월적 존재의 부재에 우리는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사악한 본성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기도 하는 것이다.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처럼 수많은 종교가 혼재하는 나라를 찾아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기댈만한 누군가를 찾아서 기도하고 갈구하는

우리는 실로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생각해본다.

 

가장 섬뜩했던 파트는 인디안 서머.

어떠한 희망도 가지지 못한 젊은이들이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내용이었다.

세기말적인 암울한 분위기를 내뿜는 인간본성에 대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이책.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신이 죽어서 가장 힘든 게 이런 부분인 것 같아.” 셀리아가 말한다.

“ 있잖아, 전에는 나쁜 일이 생기면 항상 하늘을 향해 주먹을 내지르고, 숨 죽여가며 욕지거리를 퍼부었잖아.

신이 나를 이런 빌어먹을 상황에 처하게 했으니 내겐 화를 낼 권리가 있고,

신도 이 상황을 이해할 거라고 확신하면서.

지금은 상황이 더럽게 나빠져도 책임을 물을 상대가 없어.” p.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