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오남용의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OECD 헬스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항생제 소비량은 31.4 DDD(성인 1000명이 하루에 31.4명 분의 항생제를 복용한다는 의미)로, 벨기에와 함께 OECD 회원국 중 1위에 올랐다. 항생제 소비량이 가장 적은 네덜란드(12.9 DDD) 국민보다 2.5배나 많은 양을 복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균들과 이에 맞선 항생제들. 내성을 두루 갖춘 균들이 더 이상 항생제 약발을 받지 않게 되는 날이 머지 않아 올지도 모르겠다. 이미 병원에서는 MRSA, VER 등 균에 내성을 가진 환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의약분업을 시행하지 않은 국가들에서는 이런 오남용이 더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지만 분업을 시작한 우리나라의 사정만봐도 이런 항생제의 고리를 끊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전반적인 계층의 의식의 제고가 무선시 되어야 하겠지만 책은 그 해답을 프로바이오틱스에서 찾는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친생제로 장내세균을 되살려주며 유해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비염과 알레르기 같은 면역질환, 과민성 및 염증성 장증후군, 유해균으로 인한 설사와 위염, 항생제 내성균 감염 같은 감염질환 및 당뇨, 비만, 변비, 여성 질환, 구강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은연중 가지고 있는 '세균은 나쁘다.'라는 통념을 멋지게 날려버린다.

책을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중에 하나는 분만과정에도 숨어있었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술을 통한 분만은 아이의 장내세균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제왕절개수술은 분만에 따른 진통으로 아이에게 스트레스상황을 덜어주는 방법이 되지만 자연분만을 통해서 아이는 그보다 더 중요한 정상적인 장내세균을 엄마로 부터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김치, 된장 등 유산균이 일으키는 발효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프로바이오틱스 음식들을 소개한다. 정상적인 장내세균들로 부터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고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신토불이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을 실천으로 이어가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