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내 삶을 조종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이를 견뎌낼 수 있을까?

책은 5평짜리 방안에서 8년 동안 감금되어 살아온 한 소녀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고있는 소설이다.

등교길에 어떤 남자에 의해 납치된 소녀. 그에 의해 그녀의 인생은 생각치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어두운 지하 방에 감금되어 오로지 한 남자의방문만이 허용된 시간들.

너무도 느리게 흘러가는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들과 기억하기엔 너무도 부족한 추억들은 어린소녀를 괴롭혔다.

모두에게 아낌없이 허용되어서 평소엔 느끼지 못했던 따사로운 햇살과 아침의 신선한 공기, 엄마가 차려주는 사랑이 담긴 아침 식사, 정겨운 친구들의 모습을 한순간에 박탈당한 심정이라니..

최근에 열흘정도 입원치료를 받으면서 그 지리한 시간에 치를 떨었던 내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자그만치 8년동안의 감금생활을 한 소녀는 너무도 차분하게 그 상황을 극복해갔다.

그는 내게 있어 외부와 연결된 일종의 탯줄이었다.

빛, 음식, 책, 나는 모든 것을 그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고 그는 언제든지 그 모든 것을 중단해 버릴 수 있었다. p126

납치범은 그녀의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존재로 왕으로 대접받길 원했다. 빛과 음식, 책 등으로 그는 그녀를 조정하고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세상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자가, 자신의 손안에 소녀를 두고 권력욕을 과시하려고 있던 것이었을까? 소녀는 범인의 의도를 때로는 이용하기도하면서 굴복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소녀는 회고록과도 같은 책을 통해서 그에 대한 끔찍함뿐만이 아니라 연민 또한 표현한다. 

순전히 까맣기만하고 하얗기만 한 것은 없다. 어느 누구도 선하거나 악하지만은 않다. 이는 유괴범에게도 유효하다"  p184

고립과 구타, 굴욕 후에 문소리만들려도 숨도 쉴수없을 정도의 공포에 빠져들고 도망치려는 생각은 차마 하지도 못했다는 그녀는 18살이 되면 꼭 스스로를 해방시켜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그리고 마침내 18살이 되던해 납치범이 방심한 틈을 타서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3096일, 그녀의 잃어버린 소녀시대는 누구로부터 보상받아야 하는 것일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 만큼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오늘날까지 멈추지 않고 이루어지는 어린이들을 향한 범죄들은 예나 지금이나 부모의 가슴을 쓸어 내리게 만든다. 정상적인 사회에 돌아와서도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편하지 못했다는 그녀의 고백처럼 극적인 생존자인 그녀들을 보는 우리의 시선 역시 바뀌어야 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