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꼭 가봐야할 100곳.

참으로 매혹적인 제목이 아닐 수 없다.

해외여행이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닌 시대에 넉넉한 여행 경비와 시간만 따라준다면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를 가지지 않았는가. 물론 이 두가지 요소를 한 번에 충족하기는 녹록치 않지만... 이 좁디 좁은 땅덩어리를 벗어나 브라운관을 통해서만 바라보던 낯선 이국의 땅을 실제로 밟아보는 느낌이란 어떤 것일까? 아직 이뤄보지 못한 꿈에 대해서는 언제나 그렇듯 관대해지는 습성 때문인지 세계여행에 대한 나의 로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기만 한다.

 

언젠가 한 번 그곳으로..

젊고 싱싱했던 시기에는 돈이 언제나 부족했고.

돈이 좀 여유가 된다 싶을 시기에는 회사에 묶여 시간을 내기가 도통 어려워지고..

여행에 대한 이런 딜레마는 누구나 흔히 경험해 봤을 법하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눈 덮인 후쿠오카에서의 노천탕, 오드리햅번의 상큼한 미소로 남아있는 로마, 하이얀 집들이 보기 좋게 파아란 바다와 맞닿아있는 산토리니, 이집트의 섬세한 모래바람과 거대한 피라미드, 왠지 낭만적인 사람이 가득할 것만같은 거리에는 빵굽는 냄새로 행복할 것만 같은 파리~ 셀수도 없이 너무 많긴하다. 살아생전 이 곳들을 한 번 가보기나 하겠느냐만은..

 

책은 나라별 소개가 아닌 주제별 소개로 <여자라서 행복한, 그래서 더욱 눈부신 곳-이말리아, 쿠바, 스페인, 아르헨티나..>,< 황홀의 사치, 그 치명적인 쾌락 속으로-네델란드, 체코, 프랑스, 탄자니아...> 와 같은 분류로 조금은 정돈되지 못한 분위기가 풍긴다. 조금 들어가다 다른 주제로 바뀌고 또 바뀌는 듯한, 집중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챕처4 <소녀로 돌아가는 짜릿한 모험의 세계>에는 우리나라의 제주도가 떡하니 소개되어 있다. 물론 길지 않게.. 제주도의 해녀들의 물질과 올레길에 대한 내용이 참으로 반갑다. 제주도의 멋진 풍관 사진 하나 더 넣어주었다면 좋으련만..옮긴이의 의도로 올라온 듯한 100번째에 있는 우리나라를 마지막으로 끝나는 책은 슬슬 당신의 몸을 간지르기 시작할 것이다. 어디론가 떠나야 할것같고 가만있으면 안될 것같은 뜬바람을 들게 만든다할까? 너무도 많은 비에 지쳐버린 여름이다. 아직 휴가도 제대로 못갔는데..푸른 바다가 보고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