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여 우리는 뜻하지 않게 실로 더 위험한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

뜻하지 않던 자연재해들을 시작으로 불분명한 목적을 가진 테러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우리를 때때로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미국 최고 전문가가 알려주는 재난생존 매뉴얼이라고 소개되는 책의 취지는 사람들에게 자급자족의 권리를 일깨워주고 가정에서 이미 입증된 현실적인 기술을 통해 재난 시에도 평화와 조화, 자립심을 갖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라고한다. 저자는 재앙은 당신에게도 충분히 닥칠 수 있는 것이고 까마득히 잊힌 자급자족의 상식을 다시 배운다면 행복, 독립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자급자족이라니.. 원시림에 살고 있는 원주민도 아니고 이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도시생활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더더욱 물음표를 가지게 될 책이다.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자급자족한단말인가.

 

대피처, 물, 식량, 위생, 조명, 요리, 응급처치, 통신 등 실전적인 생존방법의 소개는 그야말로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든다.

페트병에 물을 채워 지붕위에 올려놓아 태양 자외선에 살균처리 하는 법, 참치캔과 식용유 종이타월을 이용해 만드는 기름램프, 나무막대기를 네 갈래로 갈라서 틈을 만든 후 송진을 바른 초, 책과 나무가지로 만든 쥐덫, 비닐봉지와 신문폐지를 이용한 슬리핑 백, 시체를 처리하는 법, 간이 화장실 만들기, 심지어는 쥐를 맞있게 요리하는 법까지..

실로 재난에 대처하는 법은 다양할진데 이를 알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가장 인상적인 생존방법 중에 하나는 증류를 이용한 물 얻기였다.

맥시코 북부에서 사는 세리 족 인디언들은 55갤런 드럼통에 바닷물을 넣고 끓여 염분을 제거해 물을 얻는다고 한다. 드럼통에서 나온 구리파이프를 차갑게 적신 헝겊으로 감아 수증기를 식혀 물을 얻는 법이다. 저자는 이것보다 더 간단한 증류의 방법을 소개하는데 이는 뚜껑이 있는 큰 냄비와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냄비를 이용해 실행할 수 있다. 큰 냄비에 소독되지 않은 물을 넣고, 냄비의 뚜껑을 뒤집어 작은 냄비와 연결한다. 열이 가해지면서 뚜껑에 붙은 수증기들이 물방울이 되어 작은 냄비 안으로 모이게 된다.

 

물론 이 많은 방법들이 부디 쓰이지 않길 바라지만, 극한의 상황을 대비하고 대응하기에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