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글이지만, 자신이 빠져버린 다른 사람의 글처럼 방송을 타게 되는 것이다. 라디오 방송중에서도 많은 청취율을 가진 '이적의 텐텐클럽', '테이의 뮤직 아일랜드',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등을 통해 방송으로 나갔던 원고들을 모아서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이 책의 글들은 어떤 격식에 맞추어서 쓰여진 글들이 아니라 그냥 내가 언젠가 일기장에 끼적거려 놓았거나, 또는 아무 종이에나 낙서처럼 써 놓았던 글이거나, 아니면 친구에게 별 생각없이 건네던 말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글들이다. 
아주 솔직한.... 그리고 아주 사소한, 그리고 아주 소소한 일상의 글들이다.
이 글의 대상들은 거의 대다수가 청춘들이다. 청춘을 훌쩍 넘겨 버린 사람들에게는 부럽기만한... 되돌릴 수도 없는 찬란한 시절의 젊은이들. 그러나 이 글의 내용은 찬란한 청춘들의 푸릇푸릇한 생기넘치는 글이라기보다는 서투르고 어설프고 하는 일마다 시행착오를 겪는 젊은이들의 풋풋한 이야기들이다.

자신들이 가는 길이 정말 맞는 길인지, 아니면 엉뚱한 길인 것인지도 모르는 채로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그래도 그들에겐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에.... 그것 자체가 그들이 지나가야 할 몫이기에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들은 때로는 누군가의 뒤에 숨어버리고 싶어지기도 한다. 자신이 작아 보이기에... 자신의 일에 싫증이 나기에... 하는 일을 포기하고 싶어지기에... 그러나 그건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받은 사랑보단/ 받은 상처를 더 오래 간직하고. / 내가 이미 가진 무언가보단 /내가 아직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더 중요하다. 혹은 더 갖고 싶다./ 한없이 내가 아닌 타인만을 부러워하는 우리.(p35)

꿈꿀 수 있는 청춘 / 아직 해 보지 못한 것들, 가져보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 해보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청춘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 하나 이뤄갈 때 느낄 수 있는 기쁨./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 기쁨들이 /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청춘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다는... (p109)

 이 책의 작가가 써내려간 글들은 우리들이 무심하게 지나치고 있는 일상들이기에 그런 상황들이 더 마음속에 가까이 다가온다. 기억속의 사소한 이야기. 지나간 사랑의 이야기, 친구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짧은 이야기들이 모여서 마침내의 젊은이들의 모든 이야기들로 합쳐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들속에는 삶의 깊은 진리가 있기에 더 공감이 간다.

 

NG ! / 이렇게 외친 다음 / 죄송합니다.다시 할께요 ! / 이게 우리 인생에도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P51)

우리에겐 그런 순간이 있는 것이다. / 아주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을만큼 행복한 순간 / 그리고 그 순간은 /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도 찾아올 수 있는 것 / 오늘처럼 좋은 그림을 만나는 순간 / 이른 아침 나른한 몸을 커피 한 잔으로 다독이는 순간 / 좋은 사람과 말없이 손을 잡고 걷는 순간 / 불쑥불쑥 찾아오는 그런 순간들이 있기에 우리의 삶이 아무리 힘들고 외롭고 고단할지라도 / 우리는 결국 또 살아갈 수 있는게 아닐까 (P267)

 

 

 이 책에는 제목을 밝히지 않은 아주 많은 책, 만화,드라마, 영화, 노래, 그림 속의 대사나 간단한 상황이 설명되곤 하는데, 읽는내내 어떤 책의 .... 내용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책의 끝머리에 인용되었던 내용들이 수록된 것들에 대한 목록이 작성되어 있어서 그 역시 한 번쯤 관심있게 훑어보게 된다.

실패, 좌절/ 이런 것들이 한 두 번도 없는 삶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 자신감을 잃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는냐, 넘어서지 못하는냐 / 어쩌면 /꿈을 이뤄내는 사람과 이뤄내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그것뿐일지도 모른다. (P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