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납.... 내 살림을 하게 되면서부터 늘 화두가 되어왔던 녀석.

 

정리정돈은 잘 못하지만 뭔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평소에 어지럽게 쓰다가 마음 먹고 싹 치우는 편인데 그렇게 해도 하루이틀만 지나면 정돈한 것이 다 무너져서 물건을 사용하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방법, 물건에 자리를 정해주고 굳이 정리를 하지 않더라도 쉽게 꺼내쓰고 갖다 넣는 것만으로 정돈된 상태가 유지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확실해지는데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게 나의 문제점.

 

신랑은 쏵 치워서 깨끗하게 만드는 건 잘 하는데 맥락 없이 어딘가에 쑤셔 넣는다.

옷은 방바닥에 굴러다니면 무조건 세탁기에 갖다 넣고 덩치 큰 것들은 무조건 창고에 집어 넣는 식

(주로 아이 목욕 시킬 때 벗겨놓은 옷을 쏵 쓸어담아 세탁기에 넣는 바람에 기저귀도 함께 돌린게 내가 기억하는 것만 세번이다. 뒷감당은 다 내가 하고!!! 정신없는 나를 탓하기도 했으나 주범은 따로 있었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치운지 하루 이틀쯤 됐을 때 물건이 없어진 걸 발견하고 신랑을 잡으면 주섬주섬 어딘가에서 물건을 찾아오는데

이게 없어진 걸 한달 두달 쯤 지나서 알게 되면 맥락 없이 갖다넣은 관계로 그게 어디 갔는지 며느리도 모르는 상태가 되는 것.

 

좁아 터진 우리집은 물건이 사라지면 얼마나 넓고도 광활한지... 당최 찾아낼 수가 없다.

 

그래서 돌아다니다 알게 된 것이 베비로즈, 까사마미 등등 수납의 달인 파워 블로거들.

까사마미는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일단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로 딱 맞아떨어지는 맛이 없어서 안심이 된다.

가끔씩 우드블록이나 뭔가를 가지고 빈 공간까지 너무 딱 맞아떨어지게 작업을 해 놓지 않으면 성에 안찬다는 분들을 보면 그 집요함에 간담이 서늘해 지는 것은 나뿐인 것인가...

 

이분의 모토는 하루에 30분씩, 나에게 필요한 것만 남기고, 그렇게 아낀 시간으로 내 삶에 투자하자!라는 것인데 매우 공감이 간다.

 

어제 밤에 신랑 옷장을 쫘악 정리해 주었더니... 잠이 덜 깼을 때는 새벽 3시부터 불을 켜놔서 잠을 못잤다는 둥 어쨌다는 둥 투덜투덜 모드더니

정리해놓은 옷장 한번 보시고는 '수고했네' 하시면서 무척 흐뭇해 하셨음둥.ㅋㅋㅋ

 

우리집 옷장은 안으로 70cm 쯤 깊이가 있는 선반이 세 개 질러져 있는데 깊기만 엄청 깊지 그렇다고 두 줄로 수납을 해두면 뒤에 들어가 있는 녀석을 잊거나 꺼내 입으려고 할 때 앞의 옷을 다 꺼내야 하는 등 정리된 상태를 유지하는게 여간 힘드는게 아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얻은 팁 대로 세로로 길게(옷가게에 티 개어놓은 상태가 3단으로 접었다면 2단으로 접어서 그녀석을 다시 세로로 3등분하여 네크라인 혹은 카라가 보이도록 돌돌 말아 수납해 두었다. 일단 옷 찾아 입기는 편한 것 같고 한달 정도 신랑 옷장의 시스템에 우리 둘이 익숙해 지는 시간을 두고자 한다. 출근길에 신랑에게 앞으로 한달 동안 옷장 수납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유지하는데 힘써보자 했더니 신랑왈, 너만 잘 하면 되거등! 이란다. 췟.

 

제일 큰 일은 싱크대 하부장이 될 텐데, 이것도 좀 노려보면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어봐야겠다.

 

근데 여기서 한마디!

수납책 내시는 분들, 다들 집이 너무 크다. 먼 아이디어가 없어도 충분히 여기저기 짱박을 공간이 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먹고 죽을래도 이런 저런 용도를 구분해 놓을 공간이 없단 말씀!!!(특히 싱크대와 세탁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