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의 셜록 홈즈 시리즈는 한 권에 한 사건을 다루고 있을 만큼 규모가 컸는데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단편적인 수사기록들이 늘어나고, 홈즈가 왓슨을 만나기 이전의 기록들로 넘어가기도 한다.

 

그것은 좋게 보면 사실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칠 수도 있다.

아무리 대단한 탐정이라 해도 단 하나의 퍼즐조각도 잃어버리지 않고 잘 간수되어 있는 사건만 만난다는 건 말이 안되니까 말이지.

그래서 미제인 사건도 몇 개 제시하고, 자잘하게 풀어낸, 하지만 읽으면 소소한 재미는 있는 사건들을 모아, '셜록 홈즈의 모험', '셜록 홈즈의 회상록' 같은 제목으로 선보이고 있다.

 

영화도 속편이 진행되다 보면 2편 정도는 시간 순으로 미래를 향할 수 있지만 시리즈가 나아갈 수록 이야기는 과거를 향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스타워즈 일테고, 휴잭맨의 엑스맨도 그렇고...

셜록 홈즈 시리즈도 예외는 아니다.

 

얼핏 듣기로 저자인 코난 도일이 이 시리즈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열광이 커질 수록 점점 부담이 커져서 나중에 홈즈를 죽여버렸다가, 독자들의 원성에 못 이겨 홈즈를 부활시킨다던데 그냥 읽기만 하는 나로서도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이미 이 새롭고도 독특한 캐릭터에 익숙해져서 어지간한 자극으로는 처음 같은 쾌감을 못느끼니 말이다.

 

워낙 관성이 있는 인간이라 한번 시작하면 맺음을 해야 속이 시원하긴 한데 8,9권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다.

(물론 계속 읽을 확률이 85%)

 

아직도 모리아티 교수와의 대결은 일어나지 않고 있고(아마도 시리즈 마지막에 가서 터뜨리겠지?)

드라마를 볼 때 음, 저건 어디서 차용해 온 에피소드이군,이라는 코멘트를 하기 위해 더 섭렵하고 싶기도 하고.

이건, 작가론 쓸 때 어지간 하면 작가의 전 작품을 읽어제끼던 습관 때문인 것 같다...

 

이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나한테 넘어온 사건 중에 흔한 건 없었소. 나는 탐정계의 대법원, 최종심이니까.

왓슨이 친구 홈즈의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자기중심적인 태도에는 질려버렸다는 코멘트를 하긴 하지만,

이만한 능력자 가운데 이 정도 자부심 없는 사람은 자고로 본 적이 없다.

엄청난 미모의 소유자가 자기 미모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게 불가능한 것처럼.

 

보상에 관해서라면, 제게는 일 자체가 보답이 되지요.

이런 마인드, 참 좋은데 말이죠.

일이 좋아, 일을 하면 돈과 명성이 함께 따라온다는데... 나의 일은, 나쁘지 않은 정도이니 돈과 명성은 커녕, 딱 쓸만큼만 주는 월급에 목을 매고 산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