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상징물이라면 여러가지 것들이 있다.

 

흔히 영화나 세익스피어의 소설에 등장하는, 코르셋, 기사, 금화, 가발, 가슴을 상당부분 드러낸 귀부인들, 향수, 굽이 높은 여성구두, 성직자(수녀포함), 바닷사나이, 해적, 범선의 머나먼 여행으로부터의 귀향, 이슬람, 십자군, 무역회사, 고리대금업자, 의회, 원로원, 대사, 스파이, 무도회, 귀부인들의 손수건 등

 

대개 위의 나열한 것들로만 봐도, 상당량이 이탈리아 반도에 근거지를 두었던, 베네치아, 제노바, 아말피, 피사, 피렌체 등의 무역도시에서 시작되거나 또는 파생된 것들이 태반이다. 

또한 그 중에서도 같은 반도를 기반한 바다위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중 베네치아에서 파생된 것들이 꽤나 상당하다.

 

 

도시국가이지만 또다른 강성도시국가인 제노바하고는 정반대로 공화정을 펼치고 개인보다는 단체(국가)의 역량을 시스템화하였으며, 기독교이기이전에 베네치아인이자 상인으로 일컫어지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던 베네치아.

 

 이들은 철저한 현실주의자들이였으며, 상대적으로 이상주의를 부르짖던 당시 기독교(교황권)의 유럽에서 손가락질 받으면서 동시에 부러움의 질시를 받기도 했다. 그만큼 그들은 중세에서 가장 현실적 국가였다.

 

 

 합자회사나 주식회사 또는 현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기법)을 개발하는 등 현재 금융시장의 근간이 여기서 시작되었으며, 고작 10여만명 권의 인구를 가지고도 유럽의 경제를 좌지우지했던 도시국가였으며, 영토의 무한확장보다는 본인들이 지킬 수 있는 영토와 무역권안에서의 권리만 누렸으며, 돈이 되고 국가에 도움이 되면, 이슬람과도 무역하고 십자권 원정의 군사적, 물자적 교류도 기독교권과 이루었으며, 세계적 금권화폐의 통일을 주도하고, 각 국가별 외교전에 능했으며, 해전에도 능했고,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것을 꺼렸던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이상적 국가였던 베네치아.

 

그러나 또, 정치와 상업활동 등에서 여자들을 배제하여 의외로 여권신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국가였으며, 심지어 결혼제도에도 일부 문제를 일으켜 지금도 회자되는 중세의 수녀원 성문란사건 등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물론 여성들을 베제한 사유는, 여성들끼리 교류를 하다면 그대들의 신랑의 현 정치적 상업적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라는 매우 현실적이기만 이유에서이다. 이 사실은 반대로 여성들끼리 무도회장이나 기타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교류는 적극 권장하기도 했던 나라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흔히 중세영화에서 보는 무도회장의 출발이 여기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중세를 공부하고 싶다면, 베네치아를 알지 않고 이해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갤리선, 범선, 베네치아, 수녀원, 합자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