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니, 여러 IT계의 거성들의 어린 시절과 창업초기시절의 모습들이 자주 언급된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나도 어린 시절 IT분야를 꽤나 좋아했었던 기억 역시 절로 떠오르게 되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아이큐 1000'을 사달라고 쪼르던 내 모습이 대표적이다.

물론 부모님은 내가 중학생이 되어서야 사주셨고 막상 구입한 뒤에는 오락기 이상으로 크게 활용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저 기말고사 평균체크용 프로그램, 모노폴리용 프로그램 그리고 벤다이아그램 색칠하기 프로그램 정도를 만들어보다가 완성도 못하고 아니 완성을 했어도 혼자 즐기는 것 이상으로 친구들에게 배포를 못해 금새 흥미를 잃고 접었던 기억이 난다.

 또 대학을 입학하며 PC도 없는 상태로 DOS명령어를 공부하던 모습이나, 학교에서 아래한글 1.52버전부터 열심히 HOT KEY를 찾아 외우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트루폰트가 대세라며 핏대높이며 친구들과 싸우고, 과내에서 아래한글 활용법을 가르치던 모습도 기억이 난다. IMF때에는 한글과컴퓨터를 마이크로소프트사로부터 지켜야 한다며 친구들에게 815한글판을 권장하던 기억도 난다.

 

 

 현재는 IT의 본 흐름에서 점점 밀려나는 기분이 자주 드는 편이였는데, 이 책을 읽으며 과거 약 50여년의 IT역사를 정리하다 보니, 나도 꽤나 IT의 메인흐름에 서 있었다라는 생각과 이제 IT에서 밀려나는 소외감 따위는 필요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크로소프트, HP, 델, IBM, 애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이끌어온 IT의 역사에 대해서 잘 설명해 준 도서이다.

 

 다만, 저자의 의도 또는 IT업계 내부나 오픈소스 진영에서의 한결같은 주장인 "개방형의 강점이 애플같은 폐쇄형을 이기게 될 것이다"라는 투의 본 도서의 전반적인 강조분위기와 도서 후반에 특히 강조되는 부분은 다소 거부감이 든다.

 폐쇄가 옳으냐 개방이 옮으냐.  

이 논쟁만큼 쓸모없는 짓거리도 없다.  굳이 IT업이 아니더라도 급변하는 세상의 어느 부분이라도 변화의 움직임에 어떤 대처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폐쇄와 개방의 이분법적인 편협한 사고를 버려야 한다.  

 새로운 흐름에 대해서 미리 예견을 헀느냐, 아니면 시류의 핵심이던가 그도 아니면 늦게라도 흐름에 동참을 했느냐 만일 셋 중 하나였다면, 그 역동적인 기간에는 살아남을 것이고, 흐름 자체에서 벗어나 있다면 개방형이건 폐쇄형이건 모든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본 흐름에 속해있느냐 없느냐지, 개방형이냐 폐쇄형이냐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야말로 넓고 깊게 보지 못하는 또 하나의 오류일 뿐이다.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학생이건 직장인이건 IT에 관심있는 모두에게 권장할 만한 도서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구절은, 트위터가 우리들에게 필요한 아이템은 아니지않냐는 투의 질문에 "이이스크림도 별로 유용하지 않아요"라고 했던 에반 윌리엄스, 트위터 공동개발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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