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바보
이 책의 주인공 이덕무가 1761년에 쓴 자서전 간서치전의 제목을 풀어 제목을 붙이고 유득공의 그림을 수묵화로 크로키하여 처음 이 책을 접할 때 겉표지만 보는 것으로도 흥미로웠다. 
그런데 내용더 자서전을 근거로 충실한 애용이라 처음에 기대했던 것에 실망시키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다.
예나 지금이나 책을 좋아하고 책읽기가 즐거운 사람이 있다. 얼만 좋으면 책 표지만 바라보아도 저절로 웃음이 나온단다. 나같이 불혹의 나이가 다 되어서 책읽기의 재미에 빠진 사람은 그 사람이 한 없이 부러울 뿐이다. 
서자 출신의 빼어난 검서관이자 학자인 이덕무
그는 어린 시절 배고픔을 서러움을 참으며 책읽기에 열중한다.
굶주린 때에 책을 읽으면 소리가 낭낭해져 글귀가 잘 다가오고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 
날씨가 추울 때 책을 읽으면 그 소리에 기운이 스며들어 떨리는 몸이 진정되고 추위를 잊을 수 있다.
근심걱정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책을 읽으면 눈과 마음이 책에 집중하면서 천만 가지 근심이 모두 사라진다.
기침병을 앓을 때 책을 읽으면 그 소리가 목구멍의 걸림돌을 시원하게 뚫어 괴로운 기침이 갑자기 사라진다...... 이 글귀만 보아도 그의 어려운 환경을 능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책과 가까이 하다보면 책이 무생물이 아니라 생물이 되어 다가오는 느낌을 받을 정도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책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상상은 안 되지만 나도 그 경지까지 이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예전에 전등이 없을 때 햇볕이 드는 쪽으로 몸을 움직이며 하루 종이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하면 지금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한 일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없가 여러 다른 취미로 책을 읽지 못하는 이 세대는 반성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그의 책사랑 뿐 아니라 폭넓은 대인관계도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가 살던 시기에 훌륭한 인물이 많은 것도 있지만 그들과 교류할 기회를 잘 잡은 이덕무의 성품 또한 본받을만 하다.
칼 같은 성품의 박제가,  역사와 갈수집에 관심이 많았던 유득공, 처남이자 무예가 깊었던 백동수, 책에 대한 끝없는 대화를나누었던 이서구.... 이들과 같이 교제를 나눈 것만으로도 귀한 교제이리라.... 학문 연구에도 이들과의 교제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은 능히 짐작이 가고 남는 바가 있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스승 열하일기의 연암 박지원, 담헌 홍대용
또 아들 이광규, 손자 이규경... 박지원의 손자 박규수.....
대를 이은 학문가들이 줄을 잇는다. 피는 못속이는가 보다. 이렇게 대를 이어 학자가 나오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사랑과 사람 사랑에 대한 것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게도 이런 책과 사람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