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아이가 한 날 나에게 한가지 청을 해왔다.

무엇인고하니 옛날 왕이 살았던 집(궁궐)에 가보고 싶단다.

자신이 알아본 바 서울에 그런 곳이 있다면서 그러니 당장 "서울"이라는 곳에

가보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흠.. 잠시 정말로 아이를 데리고 서울에 가야하나 갈등이 생겼다.

아이뿐이 아니다.

지방에 살다보니 어른이 나조차도 우리 나라의 수도이자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가장 많은 이야기가 넘쳐나는 서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늘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서울이 감히 어디라고 아이둘을 데리고 상경을 하겠는가 --;;

그리하여 서울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어 여기저기 좋은 책을 찾아댕기다가

[구석구석 찾아낸 서울의 숨은역사이야기 2]를 발견하게 되었다.

표지의 망원정 그림이 손길을 재촉했는데 여러책에서 본 듯한 익숙한 그림이 우리 아이의 눈높이에도 딱 맞는 것 같다.

표지에 나온 망원정은 물론 양화진, 양천고을, 홍제천, 모악과 무악재, 동관묘, 한강 밤섬, 공덕동 아소정터에 얽혀있는 역사 이야기가 100여컷에 이르는 실사와 앞서 말한 눈에 익은 카툰과 더불어 이야기 식으로 쉽게 풀어져 있다.

마치 누군가 옆에 따라다니면서 귀에 대고 속삭이듯 편안한  구어체 방식을 택한 점이 아이에게 조금은 어려울 듯한 역사 이야기를 보다 쉽게 받아들이게 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사실 처음 책을 택했을때는 막연히 서울 관광 책 쯤으로 여겼는데 이 책은  보다시피 제목도 그러하고 내용 역시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그중 가장 가까운 과거 조선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다.

역사 전면에 드러난 이야기와 더불어 숨은 역사 이야기까지 알뜰살뜰 재밌있게 챙겨 볼 수 있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아직은 낯선 "역사"라는 주제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수있는 좋은 기회가 된 듯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역사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지만 아무래도 서울 사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역사의 현장에 대한 공간적 이미지가 부족해서인지 조금은 막연한 느낌도 없지 않다.

만약 내가 잘 아는 곳에 관한 이야기라면 더 많은 흥미를 가지고 읽어볼 수 있었을텐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손에는 아이 손을 붙들고 한손에는 이 책을 들고 꼭 한번 서울을 방문하리라.

그곳에 아직도 살아 숨쉬는 역사를 발견하는 순간~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