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이라는 것이 무서워, 영암사터가 환상적인 폐사지이고 황매산의 철쭉꼿칭 아름답다는 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이제는 합천군이 내세우는 계절축제의 명소가 되었다. 그 덕에 이제는 절터 초입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차장에서 영암사터까지는 산자란 두어 굽이를 돌아가는 편안한 등산길이다.

영암사터가 폐사지면서도 화려한 환상의 나라 유적지라는 느낌을 주는 것은 다름아닌 쌍사자석등이 있기 때문이다. 쌍사자석등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통일신라시대 석공의 창작으로 현재 법주사 쌍사자석등(국보 제 5호), 중흥산성 쌍사자석등(국보 제103호)과 함께 우리 불교미술의 ㅈ어수를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병풍처럼 둘러선 황매산을 향해 우뚝 서 있는 이 쌍사자석등은 폐허가 되어 모든 것이 사라진 폐사의 잃어버린 가치를 남김없이 복원해준다. 쌍사자석등은 영암사터의 중심이고 핵이고 꽃이다.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놓은 위치가 이 유물을 더욱 빛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