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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군 총사령부는 전쟁 1주년을 맞은 1951년 6월 25일, 한국군과 유엔군을 포함한 포로가 10만8257명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막상 휴전 협상이 시작되자, 북한의 입장은 돌변했다.

불과 6개월 뒤인 1951년 12월 포로 명단을 교환할 때 북한 측이 통보한 국군·유엔군 포로는 1만1559명에 불과했던 것이다. '허공으로 사라진 9만6000여명'이라는 숫자를 집요하게 파고든 연구자가 조성훈(54·사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전쟁사부장이다.

그는 '정전협정' '한국전쟁과 포로' 같은 연구서를 통해 "협상 당시 양측의 논쟁점이었던 포로 송환과 군사분계선 같은 문제들이 정전 60주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남북의 군사적 대치와 안보 문제, 인권 문제의 기원을 추적하다 보면, 결국 정전 협상으로 귀결된다는 시각이다.

1994년 국군 포로 조창호(1932~ 2006) 중위의 탈북을 계기로, 미송환 국군 포로의 생환(生還)과 전사자 유해 봉환(奉還)은 남북 문제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조 부장은 "북한이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미송환 포로의 생사 확인과 상호 방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생존 국군 포로들이 이미 고령에 접어든 만큼,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마찬가지로 시각을 다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2004~ 2013년 6·25전쟁의 배경과 원인부터 정전 협정 체결까지 전 과정을 11권의 책으로 완간(完刊)했다. 전쟁사 편찬 작업에 참여한 조 부장은 단국대 법대 졸업 후 한국 현대사로 전공을 바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조 부장은 "1990년대 소련 해체 이후 관련 문서들이 공개되면서 '6·25는 스탈린의 승인과 김일성의 주도로 일어난 전쟁'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전쟁의 구체적 전개 양상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가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