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의 여인들>

사정상 저작집 2권을 먼저 읽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 르네상스시대의 여인들의 생활상을 쓴 것처럼 상상되지만 관계가 멀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네 명의 여성 개인이 희생된 경우를 기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도 박제상, 덕혜옹주, 몽골시대의 고려의 공주들 등등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이사벨라 데스테(1474~1539) :만토바 후작부인 ,남자 못지않은 권모술수로 소국을 지킴

그녀의 초상화는 루브르박물관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초상화를 통해서이다.

15세기에 이탈리아의 4대 세력이었던 밀라노공국과 베네치아공화국, 피렌체공화국, 나폴리왕국도 로렌초 데 메디치가 타계한 1492년을 고비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친정인 에스테가문의 페라라와 시댁인 곤차가 가문이 다스리는 만토바를 지켜냈다. 대담하면서도 냉철한 현실주의의 길을 걸었다. 그녀의 서재는 낙원이라고 불렸다. 만테냐, 코레조, 벨리니, 티치아노 등이 그림, 미켈란젤로의 조작, 그리스의 대리석상과 고대로마의 조각품들, 이 모든 것은 그녀의 추억과 연결되어 있었다. 벰보는 이사벨라와 함께 보낸 날들에 대해 깊은 인상을 가지고 만토바를 떠난다.

루크레치아 보르자(1480~1519): 교황이 된 아버지 알렉산드르6세와 오빠 체사레 보르자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수없이 결혼하는 외모에 부합하지 않는 평범한 여자

그녀의 첫 남편인 페사로 백작과의 결혼식이 바티칸에서 치러졌다. 두 번째 남편인 비셸리에 공작은 그 방에서 그녀의 친오빠 체사레에게 참살당했다. 세 번째 남편인 알폰소 데스테와 결혼하기 위해 페라라로 떠나던 날 . 그녀가 그 후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한 아버지와 마지막 작별을 한 것도 바로 그 방이다.

그녀의 비극은 1492년 교황 인노켄티우스8세가 죽고 아버지 로드리고 보르자가 교황이 되면서 움텄다.

“여자를 아는 것은 곧 역사의 진실을 아는 것이다. 어떤 시대를 잘 알고 싶으면 그 시대의 여자들을 잘 조사해보라”고 말한 사람은 괴테였다.

베네치아. 밀라노. 피렌체. 나폴리등 이탈리아의 4대강국은 자기들끼리의 세력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교회세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

강대한 밀라노공국의 세력을 등에 업은 아스카니오 스포르차, 나폴리왕국과 결탁하여 인노켄티우스8새의 제일가는 측근인 줄리아노 로베레(율리우스2세)에 대해, 로드리고 보르자는 돈을 갖고 있었다. 현대와 다를게 없었다. 돈으로 콘크라베의 표를 산 것이다.

당시 바티칸은 종교단체라기보다는 정치단체였다.

로드리고 추기경은 28세때 반노차 카타네라는 순박한 여자와 사랑하여 로마로 끌어들여 체사레, 후안, 루크레치아, 호프레 등 네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애인 줄리아 파르네세가 있었다. 그녀의 오빠는 누이의 애인인 교황덕택에 추기경에서 나중에 파울루스3세로서 교황자리에까지 오른다.

체사레는 주교였고 로렌초 일 마니피코의 둘째아들은 나중에 교황 레오10세가 된 조반니 데 메디치였다.

마키아벨 리가 피렌체공화국의 외교사절로서 체사레를 만난다.

그는 체사레에게서 <군주론>의 구체적 모델을 발견한다. “민중의 두려움과 경애를 동시에 받고 있는” 체사레 . 이상적인 지배잦는 여우와 사자의 두가지를 완벽하게 갖추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여기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그러나 아버지 알렉산드로6세와 아들 체사레를 동시에 말라리아에 걸려 사전에 치밀한 포석을 해놨던 체사레도 미쳐 예상하지 못한 재앙에 저항하지 못한다. 그도 별 수 없이 측근 코르도바에게서 배신을 당한다.

체사레가 죽은 뒤 새 교황 율리우스2세는 그녀의 본거지 페라라에 선전포고를 한다.

 

카테리나 스포르차(1463~1509): 칼레아초 스포르차의 딸. 남자같은 적극적인 인생을 살다.

가장 아름답고 잔인한 여자.

카테리나의 포를리 성채는 체사레 보르자에 의해 함락당한다. 남편 리아리오가 죽은 뒤 12년동안 통치해온 그녀는 모든 것을 잃는다.

 

만토바와 페라라의 안전을 지키는 것 밖에는 염두에 없었던 이사벨라.

포를리와 이몰라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시대적 흐름을 통찰하지 못하고 무모하게도 체사레와 맞선 카테리나 . 당대 최고의 남자들- 로렌초 데 메디치, 루도비코 스포르차, 알렉산드로6세, 체사레 보르자, 율리우스2세등- 이 보여준 선악의 테두리를 넘어선 장대한 스케일의 정치와 비교해보면 , 르네상스라는 시대는 남성의 시대였다. 르네상스의 여인들은 남성의 시대를 산 여자들이었다.

프란체스코 스포르차의 치세로 밀라노공국은 이탈리아 4대세력의 하나로서 그 기반을 확고히 굳힌 것처럼 보였다. 22세에 아버지의 뒤를 이은 칼레아초공작은 그의 통치는 끊임없는 모순의 연속이었다.

1476년 밀라노공작은 암살당한다. 그러나 군주에 대한 암살은 결코 정치체제를 바꾸지 못한다.

식스투스4세는 근친들을 어디까지 후대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최초의 교황이기도 했다.

리아리오백작은 외삼촌 식스투스4세와 같이 메디치가문의 형제인 로렌초와 줄리아노를 쓰러뜨리면 피렌체에 친교황파정권을 세울수 있다고 생각했다. 줄리아노만 죽이고 로렌초의 암살이 실패했다.

음모자들이 아들둘을 볼모로 잡고 협박할 때도 그녀는 유유히 치맛자락을 홰 걷어올리고는 이렇게 외쳤다.

“멍청한 놈들아, 이것만 있으면 아이쯤은 앞으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단 말이다.”

카테리나에게 상냥한 것은 돈과 권력과 사랑이었다.

카테리나는 메디치 가문 묘지인 산 로렌초 사원에 남편과 나란히 묻히는 것도 허락받지 못했다. 그녀의 1천번 미사를 위해 동분서주한 것은 포르투나티신부였다.

 

카테리나 코르나로(1454~1510) : 베네치아의 국익을 위해 키프러스의 왕비였다가 키프로스합병후 귀국하여 아솔로 궁에서 일생을 마치다.

아버지 마르코 코르나로는 베네치아 귀족의 전통에 따라 지중해를 두루 돌아다니는 거상이었다. 15세기는 베네치아가 오랫동안 모아놓은 부를 밖으로 토해낸 시기라고 한다.

파마구스타에 성 베드로-바울 사원을 지었으니 과거엔 기독교가 지배한 섬이다.

키프로스 왕 장은 딸 샤를로트를 왕위계승자로 지명하자 서출아들 자크가 반발하여 이집트의 맘루크왕조 술탄을 설득해 지원을 약속받는다. 마침내 샤를롯트는 로도스로 도망하고 자크는 키프로스를 차지한다.

자크는 터키가 강력해지자 베네치아와 동맹제안을 한다. 그리하여 베네치아의 마르코의 딸 카테리나와 결혼하게 된다. 카테리나는 애초보다 늦게 4년후 키프로스로 간다.

그러나 자크는 키프로스내 베네치아인들의 세확장을 경계한다.

그러나 베네치아는 파마구스타난을 진압하고 키프로스를 합병하려는 야심을 드러낸다.

모도네와 크레타해군으로 키프로스 정세를 감시한다.

베네치아는 “베네치아인이 먼저, 기독교인은 그다음”이라는 격언이 있다. 카테리나의 아들 자크3세가 죽자 베네치아는 카테리나를 본국으로 송환한다.

세익스피어의 명작 <오셀로>는 베네치아 통치의 제2기에 들어간 키프로스를 무대로 하고 있다.

키프로스를 터키에 빼앗긴 베네치아는 요란하게 무너진다.

1645년부터 1669년까지 10만명의 사망자를 내며 지키려던 크레타도 터키에 빼앗겼다. 바다의 선진국 베네치아는 세계제일의 선진국이면서도 당시 후진국이라기보다 신흥국이었던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에 신세계 진출의 영예를 허용하고 말았다.

카레리나는 아솔로 소궁에서 생애의 마지막 21년을 보냈다.

 

-나나미는 후기에서 1966년 몰타기사단 근거지,팀가드, 카르타고유적지, 튀니스, 리비아, 알렉산드리아, 레바논, 시리아, 키프로스, 이스탄불, 아테네를 답사했음을 고백하고 있다.

 

르네상스 저작집

1.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2. 르네상스의 여인들

3.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4. 신의 대리인

5~6 바다의 도시이야기 상,하

7.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외국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