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서 누구를 만나려고 서울대를 20여년만에 가게 되었다. 시간이 촉박해서 택시를 탔다. 정문을 통과해서 좌회전하는데 캠퍼스가 너무커서 역시 국내제일의 대학답게 변해 있었다. 내려서 시설을 둘러보니 옛날 겨울에 찾아왔을때 너무 추워서 에스키모 톱바를 입은 사람을 보고 오히려 내가 추워짐을 느낀 일이 스쳐지나갔다.  만날려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힘빠져 커피마시며 내려오는데 미술관이 눈에 들어왔다. 요즘은 건물을 위태위태하게 보이도록 캔틸레버로 설계하는 일이 잦다.  위태위태해 보인다. 

전시명이 근대일본이 개화를 하며 본 서양이라 관심이 가서 안으로 들어갔다. 카메라 촬영이 안된다며 보관한다고 한다. 일본 고베시립박물관의 협조로 이루어진 «근대 일본이 본 서양» 전은 일본 미술을 소개함으로써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폭을 넓히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동양미술에 큰 변화를 준 요인 중의 하나는 서양미술이며 일찍이 서양문화를 접한 일본의 미술은 소재, 형식 면에서  서양문화의 수용과정을 보여주고 있음을 전시를 통해서 볼 수 있었다. 이런 교류과정을 거쳐서 ’반고흐’가 일본상품의 포장지에 그려진 안도 히로시게의 아다케다리를 보고 모작을 그리기도 했다.

그림은 우키에(우키요에도 속함)와 메가네에(돋보기로 보는 그림)  두종류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었다. 서양문화에 영향을 받은 서적 등도 포함되어 전시되고 있었다.
뒤러처럼 동판에 미세화를 그려놓은 것도 보였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인도네시아나 네덜란드를 배겨으로 넣고 일본인들의 생활상을 그려논 것도 있었다. 책을 번역한 것과 해부도도 있었다. 그림과 책을 통해 유럽의 과학과 의학을 도입한 것이다.

막부정권은 1641년 서양문물의 유입을 두려워하여 나가사키항에 인공섬 데지마를 만들어 놓고 서양상인의 활동을 그안에서 이뤄지도록 제한했다.  그 동안 이러한 일본 사회의 변화는 학계에서 많이 연구되고 소개되어 왔지만, 미술전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서울대학교미술관의 전시가 일본의 문화를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고 동시에 근대화를 지향하던 이 시기의 아시아와 서양이 교감했던 문화의 일면을 이해하는 기회를제공한다고 한다.

□ 전시 내용: 일본 고베시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일본 근대 미술작품 및 유럽과 중국의 서적 총 70여점

□ 출품 작가: 오다노 나오타케(小田野直武, 1750-1780), 시바 고칸(司馬江漢, 1747 - 1818), 카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 1760 – 1849) 우다카와 히로시게 등 총 37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