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부터 시작되는 명동백작은 원래 매일신문 기자였던 이봉구님이 썼다.

원래 내가 명동백작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김수영, 박인환, 이중섭, 김관식님이 낯익어서이다. 그중에 김수영은 아이렌님이 쓴대로 유난히 크고 쾡한 눈을 가진 겁에 질린 표정같기도한 모습 때문이다. 김수영은 불행하게도 거제포로수용소생활을 겪은 분이다. 지금으로 따지면 그당시 받은 충격을 치료하기 위해 응당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함직함에도 거친세월을 그냥 살다 인도로 뛰어든 차에 치여 비명횡사한 안타까운 시인이다.

  시인은 현실에 발을 디뎌야 한다며 가축을 키우며 시를 썼다. 그러면서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며 제가 보기엔 멋있고 모던해 보이는 지금도 볼 수 없는 그런 시를 쓴 박인환에게 충고합니다. 김수영님은 ’거리는 모두 나의 설움이다’라고 노래합니다. 충무로4가에 살았답니다.

  당시 명동에 드나들던 인사들은  유치환,오장환,이시우,김광균,서정주,김동리,조연현,이용악,(분수령,오랑캐꽃),남궁연,박인환,김기림,김내성,박태원,노천명,정비석,김환기,손소희,김기창,박계주,김동석,한하운,김연실,최은희,조지훈,조병화,선우휘,장만영,오상순,김정환,박종화,김진섭이었고 모인 주점이나 다방이름은 에리자, 봉선화,피가로, 에덴,중화정,동순루,마돈나,미네르바,오아시스,코롬방,대지,비엔나,담담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김수영은 피가로에 노란스웨터나 멋진 양복을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고 합니다.EBS에서 본 장면은 술취한 김수영이 갑자기 탁자에 올라 서서 오른팔을 휘두르며 ’적기가’를 부르는데 견문이 짧아서 사실관계는 잘 모릅니다.

 

  이후 6.25가  터진뒤 김기림,이시우,김연실,남궁연,김진섭 등이 납북실종되고 다시 김팔봉,최태응,김소운,구본웅,이헌구,오영진,김환기,유주현,고정훈,마해송,황순원,정한숙,전혜린,조병화,윤용하,김승호,주선태,이해랑,최남현,장민호,김동원,박암,조경희등이 등장하고 포엠,유목장,동방싸롱,동방문화회관등에서 모이게 되고,서정주의 ’국화옆에서’가 발표되고 ,박인환이 번역한 테네시윌리암스의 <욕망이라는이름의전차>가 공연되고,아서밀러의 <세일즈맨의죽음>과 장콕토의 <올페>가 나옵니다.
 희한합니다. 5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똑같은 작품들이 공연되는것을 보면...1956년 박인환작사/이진섭작곡/임만섭노래의 <세월이가면>이 나옵니다.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때도
......
현숙이 죽고, 자장면을 얻어먹고 과음한 박인환이 31세에 죽고(그의 아내는 생계가 막막하여 다시 명동에서 주점을 열었고 세화라는 딸을 남겼다고 함), 김동근이 죽고, 이중섭이 홍제동으로 가고, 김인수가 술잔을 잡고 죽고,전혜린,윤용하,조영숙이 죽습니다.

 

  연전에 등산겸 망우리에 갔었습니다.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박인환님은 불후가 되어 반가이 맞아주셨고, 셀카를 찍을까 하다가 허무한 마음에 절만하고 일어섰습니다.
그외에도 최학송,조봉암,한용운,오세창,문일평,지석영,방정환,이중섭,조선을 사랑한 아사카와다쿠미  등이 잠자고 계십니다. 지난회에도 나오지만 유네스코건물등이 들어서면서 명동에서 무교동시대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참 희한한일입니다. 명동백작을 덮자 ,"이번역은 명동입니다. 내리실문은 왼쪽입니다."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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